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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조와 다산의 시간관리

 

[기고] 정조와 다산의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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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9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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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준만 수원시 토지관리팀장

프랑스 대표적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Voltaire: 1694~1778)는 ‘세상에서 제일 길면서도 제일 짧으며 제일 빠르면서도 제일 느리고 아주 잘게 쪼갤 수 있으면서도 제일 크고 가장 하찮게 여겨지면서도 잃어버리면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일까’ 하는 말로 시간을 정의했다.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졌다. 철저한 시간관리를 통해 위대한 학자군주가 된 정조와 우리나라 최고의 사회과학자 반열에 오른 다산은 어떻게 시간을 관리했을까?

조선시대의 성군으로 꼽히는 제22대 임금 정조는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학이편 ‘오일삼성오신’(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而不信乎 傳不習乎)의 가르침에 감명 받아 8살 때부터 일기를 썼다고 한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당쟁의 과정에서 사도세자를 경계하는 궐내 반대 세력에 의해 영조와 세자 간의 갈등이 빚어지게 되고, 종국에는 1762년 영조의 명으로 뒤주 속에 갇혀 숨지게 된다.

10살의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에 의해 죽음을 맞는 아버지의 모습을 목격한 정조는 평생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전할 수 없는 효심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그럼에도 정조는 좌절하지 않고 불평하기보다는 매일 주어진 시간에 성실하여 누구보다 시간을 자신의 소유로 삼았다.

서용보 <갑진록>에 의하면, 정조는 “밤에는 하루에 행한 바를 점검하였고, 월말에는 한 달에 있었던 바를, 연말에는 한 해에 이뤄진 바를 점검하는 일을 여러 해 하니 정령과 시행한 일 사이의 득실과 편부가 문득 마음으로 깨닫게 되는 것이 많았다”고 전한다. 정조가 어릴 적에 자신을 반성하기 위하여 쓰기 시작한 일기는 국정의 득실과 편부를 점검하는 나라의 일기인 ‘일성록’-매일 스스로 잘못을 성찰하는 기록-으로 발전했다.

정조가 가장 아꼈던 신하이자 사도세자가 죽던 해에 태어난 다산 정약용은 임오년(壬午年:1762)생으로 말띠이다. 다산은 과거에 합격하고 군주 정조의 총애를 얻어 한림학사와 홍문관 교리, 암행어사, 곡산도호부사, 동부승지, 형조참의 등의 관직을 역임한다. 그는 조선후기 문예부흥을 이룩하면서 문신이자 기술관료로서 온갖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러나 정조의 급작스런 서거 이후 억울한 누명을 쓰고 18년간의 길고도 긴 귀양살이를 하는 중에도 사실적이며, 애국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누명을 쓰고 유배지 강진에 도착한 다산은 “이제 나는 겨를을 얻었다. 하늘이 나에게 학문을 연구할 기회를 주었다. 벼슬 하느라, 당파에 시달리느라 책도 못 읽고 저술도 못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학문연구에 몰두하자!”라고 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시간관리를 통해 학문적인 대업을 이루었다.

다산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표2서(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심서)를 비롯한 232권의 경집(經集)과 문집 260여권, 마과회통 등의 의학서적을 포함해 550권의 저서를 남겼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華城)을 설계하였고, 거중기 등의 과학기기를 제작하였다. 특히 다산이 태어난 지 250년 만에 자신도 2012년 유네스코 기념인물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인물과 관련해 기념일이 지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정조와 다산 두 역사 인물은 개인 차원의 심리적인 고통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불굴의 의지와 철저한 시간관리를 통해 위대한 군주와 세계가 주목하는 거목이 되었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소포클레스의 말이다. 2014년 갑오년은 청마의 해이다. 청마는 활발하고 진취적이고 행운을 상징하는 말이다. 태양, 성공, 선구자, 장수, 강인함, 장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청마의 에너지와 철저한 시간관리를 통해 뜻 세운 모든 일들을 이루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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