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움직이는
모든 것은
배움으로
생명유지한다

참으로 인생은
자신이 만드는 것

우리들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 한
마지막까지
성장하는 존재

■ 뭘 배우고 가나┃김훈동 지음. 우일 펴냄. 224쪽. 1만5천원


새해 벽두라 다 같이 분주하다지만, 김훈동 회장만큼 몸도 바쁘고 마음도 들뜨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11년동안 이끌어온 수원예총 회장으로 마지막 임기를 보내는 해이기도 하고,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으로 부임한 첫 해이기도 하다. 안그래도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임기 4년의 수원예총 회장직을 3차례 연임하는 동안 그는 부르든 부르지 않든 수원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라면 어느 것이든 마다않고 찾아가서 수원 예술과 예술인을 대변했다.

후임 회장도 뽑고 마무리로 할 일도 많을 텐데, 생각지도 않던 적십자사 경기도지사를 이끌게 됐다. 이 와중에 칠순이 됐다. 든든한 세 아들을 두었으니 성대하게 잔치를 벌여도, 크루즈 여행을 가도 좋으련만, 김 회장은 칠순을 앞두고 조용히 책상에 앉아 글을 모았다.

칼럼집 '뭘 배우고 가나'는 살아오면서 그가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고 가정을 일구고 글을 쓰면서 느낀 것들을 기록한 회고록이자, 마음을 털어놓은 일기장이자, 70평생을 압축한 사진첩 같은 책이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을 배움으로 아울렀다. 산다는 것은 평생 배우는 일이라며 그는 책머리에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모든 것은 배움으로 생명을 유지합니다. 벌레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쉴 새 없이 뭔가를 익혀 나갑니다. 참으로 인생은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은 영원히 젊습니다. 우리들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 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성장하는 존재입니다"라고 썼다.
 
   

칼럼집 '뭘 배우고 가나'는 그간 언론에 기고한 글과 새로쓴 글, 그의 역사가 담긴 사진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는 출판을 핑계삼아 티안내고 잔치를 준비했다.

"아내랑 약속한게 있는데, 칠순 잔치는 하되 냄새는 풍기지 말기로 했어요. 그래서 축하금도 화환도 안받아요. 책을 소개하고 같이 밥 먹는 자리에도. 책도 소개만 하고 서점에서 팔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지인들과 나눠 볼 정도의 분량만큼만 책을 인쇄했다는 김 회장은 70년 생이 담긴 책보다는 앞으로 배우며 살아나갈 삶에 대한 이야기로 금세 화제를 바꿨다.

"지난 11년동안 수원에서 예술인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춥고 배고픈 예술인들에게 비빌 언덕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때마침 적십자사에 자리가 주어지는 것을 보니 봉사와 나눔이 내 삶의 소명인가 봅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