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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시절, 칠보산의 산마루에 걸려있는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팔달산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트럼펫’ 소리에 빠지면서 음악인생의 여정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그는 수원에서 관악대의 주자로, 악장 또는 드럼메이저로 콘탁(지휘)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20대 청년시절에는 난파혼성합창단의 창단멤버로 참여해 일제강점기 한국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화성 출신의 홍난파 작곡가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50여년 전문음악인이라는 한 길만을 고집해 온 그는 현재 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장이자,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오현규(67) 씨다.
오 회장은 난파합창단, 수원콘서트콰이어, 선경 선영회합창단, 늘푸른교사합창단, 수원 새마을부녀합창단, 수원시니어합창단 등 20여개의 아마추어 합창단의 창단 주역이며, 난파기념사업회 회장과 제31~38회 난파음악제의 운영위원장을 맡는 등 난파기념사업회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지휘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융합시키는 수행자적인 봉사와 목표를 가지고 지도자 길을 가는 목적이 설정돼야 오랜 기간 합창의 성역을 창출할 수가 있다”고 말하는 그를 지난달 22일 수원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국악 한마당’ 공연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를 어떻게 맡게 됐는가.
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경기도음악협회)는 지난해 창립된 의왕시지부를 포함한 29개 지부, 회원 수 1천여명에 달하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전문 음악단체다. 도지회는 도를 4대 영역별로 나눠 4명의 부지회장을 위주로 영역별 음악의 문화적 공감을 교류하고, 지역을 뛰어 넘는 음악제를 공동 개최하고 있다.
1980년까지 도지회와 수원지부에서 활동을 겸하고 있었다. 이후 인천직할시 승격과 함께 경기도가 분리됨에 따라 경기도음악협회도 수원, 부천, 안양, 평택, 의정부, 광명, 시흥 등으로 연합회가 돼 대의원제로 총회를 개최하고, 수원음악협회도 별도 자립 단체로 출발하게 됐다.
이후 1995년 수원음악협회 지부장에 선임됐고, 2002년부터 경기도음악협회를 맡게 됐다. 새로움의 음악문화는 수십년 간 답습된 운영과 행사의 전통에 집착하지 않고 다변화되는 세계의 조류에 적응하기 위해 음협 조직의 활성화를 통해 전 회원들의 소통하는 자세로 적극 동참하는 협회로 목적을 두고 있다.
- 여러 합창단의 지휘를 담당한 것으로 안다. 현재는 수원 시니어합창단을 이끌고 있는데.
난파합창단, 수원콘서트콰이어, 선경 선영회합창단, 대한어머니합창단, 롯데엔젤스, 늘푸른교사합창단, 경기도 아버지합창단, 수원 새마을부녀합창단, 삼성불루보이스, 삼성 필홈스, 삼성탕정합창단, 수원시니어합창단 등 20여개의 합창단의 창단 주역으로, 상임지휘로 인연을 맺고 있다.
수원콘서트콰이어(구(舊) 난파콰이어)의 경우, 1983년 7월 7일 창단한 이후 지금까지 30년 간 음악감독이자,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합창단을 만들고 지휘를 계속하는 이유는 마음의 지휘를 통해 단원들과 소통하면서 음악세계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버 개념의 합창단으로 만 51세부터 70세 이후까지 60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수원 시니어합창단도 마찬가지다.
시니어합창단은 삶의 여정을 아름답게 살아온 단원들이 인생의 마지막 정점에서 음악의 메아리와 함께 창출하는 긍적적이며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맡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
20대 청년시절, 난파혼성합창단의 창단멤버로 참가하면서 난파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난파음악제 운영위원과 운영위원장 등 10여년의 홍난파의 음악세계를 만나고, 난파상 수상자 선정위원과 난파음악제를 12년 간 개최하면서 난파와의 인연은 계속됐다.
특히 친일문제에 가장 각을 세우고 있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과 공동 제작으로 ‘새로 쓴 홍난파 연보(年譜)’를 발간한 것은 홍난파의 출생지에 대한 정리와 함께 친일문제의 평가는 역사에 맡기자는 결론으로, 50년의 음악생활에서 가장 소신을 가지고 추진한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난파기념사업회에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얻게 됐고, 앞으로 사명감을 갖고 전무한 행정적 체계를 한곳으로, 난파를 기리는 음악계와 애호가들의 중지를 한 곳으로 모을 방침이다.
올해 추진사업으로는 ▲법인에 준하는 비영리 단체 등록 ▲난파 엔젤스 예술단 창단 ▲난파 기념사업회 홈페이지 구축(2월 개통) ▲난파기념사업회·난파음악제 운영위원회 설치 ▲기념사업회 사무실 임대 ▲홍난파 가곡의 기념음악회 추진 ▲난파전국 초·중·고 음악콩클 주최 ▲사단법인화를 위한 행정자료 구축 ▲남양홍씨 종중회 및 기업메시아와의 사업 공유 등으로, 많은 기본적인 행정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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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경기도음악협회가 나아갈 방향.
경기도음악협회의 미래는 경기도만이 갖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얼마나 잘 살리고 조화시키는가에 있다. 그래야만 서울중심의 위성 문화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화예술의 서울 집중화로 오는 특색 없는 경기도의 음악예술 분야는 경기도가 갖고 있는 지역의 문화권을 ‘기전(畿甸)문화’로 자체적 개발을 해야 경기도만의 ‘특성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 분명 경기도는 역사적으로 각 지방의 상징적인 문화가 스며저 있다. ‘기전’은 경기지역을 어우르는 역사성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둘러 쌓여 있어 동서남북의 음악문화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도음악협회는 동서남북 4권역 지부들의 정보를 공유해 인적자원의 교류로 합동 연주회를 개최함은 물론 세미나 등을 통해 서로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음악협회가 되려고 한다. 지자체의 지원 예산에만 급급한 음악협회의 단체가 아닌 음악인의 자세로 획기적 이벤트를 통해 관중에 다가서는 클래식의 전당이 되기를 회원들과 최선을 다해 노력할 예정이다.
- 경기지역 음악인들과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경기도에는 휼륭한 음악인이 많다. 우수하고 능력있는 연주인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지역 음악인들의 공연은 신비로움이 덜한 지, 경기도 출신 음악인들의 공연장은 관중들의 관심도가 매우 적다. 물론 출연지원금도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음악인들의 무대는 관중의 박수를 먹고 산다. 도민들에게 바라는 것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는 듯한 도 음악인들과 단체들의 공연장에 관심있는 참여로 격려의 박수와 진심어린 후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맛있고 질 좋은 우유와 육질을 기대하는 소비자(도민)가 아닌 ‘소를 키워 미래의 우리 것으로 만드는 도민들의 응원’을 기대한다.
또 도 음악인들은 지자체 지원금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 성찰의 자세로 갖기 바란다. 각자 예능의 끼를 발휘해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기획력으로 음악회를 도민의 기대하는 수준에 맞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각 지역별로 음악인들이 단합되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분열되고 파벌이 되는 음악협회의 모습이 아닌, 협조하며 화합하는 경기 음악인이 되길 바란다.
오현규 지회장은
△ 학력
- 수원 매산초, 북중, 수원농생명과학고, 중앙대 음악대학 졸업
- 수원대학교 음악대학원 지휘 전공(석사)
- 이태리 Riva Del Garda 음악학교 지휘코스 수료
- 독일 Stuttgart Bachacademi 지휘디플럼 수료
△ 경력
- 경기도음악협회 회장
- (사)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전국지회 지부회장)
-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
- 수원예술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장
- 수원 시니어합창단 음악감독
- 수원콘서트콰이어 30년 합창 지휘
- 삼성불루보이스합창단-삼성 필홈스합창단 상임지휘
- 아리랑 아라리오-음악총감독
- 경기예총 30년/40년사 집필
- 문예비전-수필가 문단등단
△ 수상
- 제3회 전국합창대회-지휘 대통령상 수상
- 한국음악인상
글ㅣ김장선 기자 kjs76@kgnews.co.kr
사진ㅣ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