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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포스트 박근혜’ 걸음 빨라진 주자들

 

[정치]‘포스트 박근혜’ 걸음 빨라진 주자들

2014 01/07주간경향 1058호
ㆍ서청원·정몽준·김문수보다 한 발 앞선 김무성… 이재오·오세훈 등 다크호스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후 당권과 대권 후보를 노리는 차세대 리더들의 물밑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은 서슬퍼런 박 대통령의 권력 하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 2년차인 올해부터는 새누리당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서 후보군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권 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에 대한 장악력은 올해 6월 지방선거까지 정점을 이루다가 선거 이후부터는 쇠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친박(박근혜)계의 영향력은 지방선거 직전까지 최고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처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국민통합이 아닌 특정세력을 배제하는 전략으로 간다면 지방선거 후에는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왼쪽)·서청원 의원. | 연합뉴스



김무성, 젊은 세대와의 스킨십 강화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이후 새누리당을 이끌 실질적인 리더로 김무성·서청원·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꼽고 있다. 여기에다 이재오·이완구·최경환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마치 ‘포스트 김영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1997년 신한국당 대선 당시 9룡(김덕룡·박찬종·이수성·이인제·이한동·이홍구·이회창·최병렬·최형우) 시대를 연상케 한다.

우선 ‘포스트 박근혜’ 경쟁에서 김무성 의원이 한 발 앞서고 있다. 김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 전후에 있을 새누리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김 의원은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의원모임인 ‘근현대 역사교실’을 만들어 세를 과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여하는 ‘퓨처라이프 포럼’을 설립했다. 이 포럼은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미래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국회 연구단체다.

또한 김 의원은 최근 야권의 전유물이었던 대학생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김 의원은 충남 아산 순천향대에서 가진 토크 콘서트에서 “당권과 관련해서는 정당 민주주의를 위해 내가 역할을 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당권과 대권을 노리고 있는 김 의원이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인 젊은층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홍위병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민심과 당심은 청와대를 비판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로 돌아온 서청원 의원도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에서 7선에 오른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원하면 언제든지 당권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서 의원은 친박그룹의 핵심이자 박 대통령과는 무척 가까운 정치적 동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재·보선 공천과정에서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 의원이 경기 화성갑에서 공천을 받은 것도 여권 수뇌부의 의중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도 “당이 원하면 중역을 맡을 수 있다”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권에서는 서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면 당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가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 의원의 뒤에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서 의원이 당심을 일거에 장악할 수도 있다.

최근 서 의원은 당권경쟁 모습보다는 여야 중진들을 만나며 국정원 개혁문제 등 꽉 막힌 정국의 타개방안을 모색하는 등 중량급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박근혜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결국 서청원 대표를 내세울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친박계 중에서 서청원 의원 같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도 없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왼쪽)·김문수 지사 | 경향신문


경기지사 3선 도전을 접고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지사도 올해부터는 여의도를 주 활동무대로 삼을 예정이다. 김 지사 측은 차기 대권 도전에 경기지사 3선이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 측은 지방에 머물러 있기보다 하루빨리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해서 활동해야 대선주자로서 국민에게 각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는 새누리당으로 컴백해도 당 대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지분이 많지 않은 김 지사가 김무성·서청원 같은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당 대표에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김 지사는 올해 10월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후보군 중 제대로 포장이 안 돼서 그렇지 포장만 된다면 김문수 지사가 가장 유력하다”며 “김 지사는 새누리당에서 찾아보기 힘든는 부패와 거리가 먼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 김문수 여의도로 올 채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 의원도 ‘포스트 박근혜’가 되기 위해서 물밑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 의원은 통일·외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의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의 책임을 질 법적 권한이 없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립을 촉구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회와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철도파업과 관련해서도 “노사가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현안에 훈수를 두고 있다.

정 의원은 또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 박원순 시장에 대항할 뚜렷한 대항마가 없는 새누리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정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를 언급하며 이슈를 만드는 ‘성동격서’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몽준 의원측은 “새누리당에서 당이 어렵다면서 서울시장 출마 권유를 비공식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정몽준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아직 결심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몽준 의원은 나름대로 대중성도 있고 외교·통일 분야 등에서 실력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인 정 의원이 국민들로부터 국민통합의 지도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누리당에서는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친이(이명박)계를 대표하는 이재오 의원, 새누리당 충청권의 맹주를 노리고 있는 이완구 의원, 떠오르는 친박계의 리더 최경환 의원, 그리고 여전히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박근혜 대통령 이후의 리더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여의도에서는 그동안 비주류로 숨을 죽여왔던 친이계가 머지않아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등 이른바 ‘비주류의 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친박계에 대항할 세력으로 이재오 의원과 홍준표 경남지사 등 과거 비박세력이 하나로 뭉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뚜렷한 대권후보가 없는 친박계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힘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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