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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이재준 부시장-질문과 답

 

[지지대] 이재준 부시장-질문과 답
김종구 논설실장  |  kimjg@ekgib.com

<질문>정의란 무엇일까?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서를 오늘 다시 꺼내 보고 싶습니다. 오늘 오전내 현장학습을 명분으로 북부 민자도로 건설을 반대하면서 시청을 찾은 광교초등생들과 학부모를 만나고 나서 새삼 정의가 생각났습니다. 북부 민자도로 건설을 추진하는 정책의사결정은 정의로운 것이었나 다시 점검해 봅니다. 공부해야 할 초등생들을 오전 내내 집회장으로 유도한 학부모들은 정의로운 결정이었나?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정의를 강의한 마이클 샌델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정의는 사회 구성원 전체 행복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사회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등의 관점에서 논의했습니다. 그동안 북부 민자도로 정책결정은 광교 소수 주민보다 수원시민 구성원 전체 입장에서 행복과 자유, 미덕의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다수를 위한 소수를 희생하자는 논리는 아닙니다. 소수의 피해자인 학생들의 학습권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학습권 보장은 첨단 건설기술로 극복하면서 수원시 구성원 전체의 행복과 자유, 미덕의 측면에서 북부 민자도로는 건설되어야 한다고 여전히 판단됩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정책결정은 사실 어렵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2월 17일. 이재준 수원 제2 부시장. 페이스 북) ▶<답변>황희가 억울함을 호소하던 하인에게 말합니다. ‘네 말이 옳다’. 상대 하인이 반박하자 ‘네 말도 옳다’고 합니다. ‘둘 다 옳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부인이 따지자 ‘부인 말도 옳소’라고 합니다. 더 없이 우유부단해 보이는 처신입니다. 그런 그가 정사(政事)에 임해서는 여러 차례 목숨을 겁니다. 서슬 퍼런 태종(이방원)이 양녕대군을 폐위하려 할 때도 “폐장입유(廢長立幼ㆍ장자를 폐하고 아랫사람을 세움)는 재앙을 부른다”며 맞섰고 결국 쫓겨났습니다. 아마도 황희가 최고의 재상으로 남은 건 앞의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뒤의 결단력이었을 겁니다. 지금의 북부 민자도로는 정(正)과 반(反)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문제입니다. ‘말하는’ 광교 시민 10만명뿐 아니라 ‘말하지 않는’ 비(非) 광교 시민 100만명도 생각해야 하는 일입니다. ‘광교 시민도 옳소’ ‘비 광교 시민도 옳소’라며 뒷짐을 질 여유가 없는 일이죠. 이를 모르시지 않을 거라 봅니다. 행간(行間) 곳곳에 심중의 일단을 묻어두신 것도 그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소신과 결단 외엔 답이 없어 보이네요. (12월 19일. 김종구 경기일보 논설실장) kimj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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