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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후보' 현역 자치단체장의 4인 4색 행보

 

'대권 후보' 현역 자치단체장의 4인 4색 행보
사사건건 부딪히는 김문수-홍준표, 속내 알 수 없는 박원순-안희정
조성완 기자(csw44@naver.com)
 
‘김문수, 홍준표, 박원순, 안희정.’

현 지방자치단체장 중 차기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이름이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이 하나둘씩 거론되는 가운데, 이들 4인방도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에 서서히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은 상호 대립과 차별화를 통해 대권가도를 준비하는 반면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은 한껏 몸을 낮추고 있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권을 향해 한발씩 내딛고 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김문수-홍준표, 공통점은 대권을 향한 열망뿐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새누리당의 차기대권주자로 꼽힌다.

김 지사는 지난해 대선에서 한차례 출사표를 던졌지만 ‘박근혜’라는 넘을 수 없는 산에 막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해 ‘차기’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홍 지사는 지난해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 이후 각종 굵직한 이슈를 만들어내며 대권행보에 불을 붙였다.

‘차기 대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상호 경쟁’이라는 특성상 김-홍 두 지사는 올해 굵직한 이슈를 두고 시도 때도 없이 상대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제시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두 지사가 본격적으로 대립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였던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였다. 홍 지사는 강성 노조를 이유로 폐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박근혜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기조에 역행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중앙무대에 올랐다.

먼저 칼을 빼든 것은 홍 지사였지만 이를 막아선 것은 김 지사였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에 대해 “홍 지사의 고군분투는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나는 홍 지사와 달리) 경기도립병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문 조사가 도민의 1%만 나오면 병원을 없애지 않겠다. 도립병원을 폐쇄하면 장애인, 노숙자 등 극빈층들이 의료 사각지대에 내몰린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도 즉각 반박했다. 그는 “김 지사가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경기도 살림살이나 잘 하라”며 “경기지사 할 때 대통령 한다고 4년간 설쳤지만 경기도에서 지지율이 5%도 안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 뿐이 아니다.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김 지사는 중단을, 홍 지사는 확대정책을 제시했다. 지난 9월 동시에 미국을 방문한 두 지사는 외교에서도 비슷한 성과를 내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현 정부에 대한 대응방식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도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홍 지사는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홍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가 내년에 제대로 일을 하려면 연말 예산안 처리가 끝난 뒤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그렇지 않아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에 발목 잡혀 국정 추동력을 갖지 못한 박근혜정부가 바로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김 지사는 최근 지역을 둘러보며 도정 챙기기에 전념하고 있다. 오는 12일 예정된 강연에서도 현 정부나 차기 행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간 본인이 주장했던 ‘경제살리기’와 ‘도정’,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사진 왼쪽부터)ⓒ데일리안


‘여의도 행보’는 최대한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거나 의원들과 1대1로 만나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김 지사가 나설 때가 아니고 도정에 전념할 때”라며 “김 지사 스스로도 도정을 잘 마무리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이라고 확고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대선 출마 생각없다”, 안희정 “내 얘기같지 않다”...속내는 아무도 몰라

김-홍 지사가 차기대권을 향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면, 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차기 대선출마를 부인하고 있다. 각각 “시정에 전념하겠다”, “내 얘기같지 않다”며 차기대권에 뜻이 없음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들의 최근 행보를 두고 사실상 ‘대권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관훈클럽토론회에서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며 당장 대권보다는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새누리당의 강화된 공세와 ‘안철수신당 후보’라는 변수를 앞두고 ‘우선 재선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기류가 작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박 시장의 발언은 연이은 새누리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어막이라는 분석이 다분하다.

특히 그간 박 시장의 행보를 보면 ‘4년 뒤는 알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박 시장은 올해 서울시의 무상보육 문제를 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박근혜 대 박원순’이라는 이미지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어설픈 ‘담금질’이 더해지면서 오히려 박 시장의 위상만 더욱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민주당 내부의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내 당 지도부와 만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등을 논의했으며, 당 행사에 참여하는 일도 잦아졌다. 마치 대권을 얻기 위한 관문인 재선의 1차적 시험인 당내 경선을 보다 유리하게 풀어가기 위한 모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 내일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정치”라며“비록 지금은 박 시장이 차기 대권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4년 후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차기대권도전과 관련, 지난달 14일 한 라디오 출연해 “그런 말을 들으면 내 이야기 같이 않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하지만 일주일 뒤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는 마치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충남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문재인·한명숙·정세균·양승조·신기남·박수현 의원, 권노갑 상임고문, 새누리당 김덕룡 전 원내대표, 원희룡 전 의원 등을 비롯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보였다.

무려 12명이 한 축사는 안 지사를 한껏 치켜세웠다. 김한길 대표는 “전당대회인 줄 알았다. 대선 후보 출정식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안 지사는 민주당의 대들보요, 미래를 책임질 자도자감”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앞으로 민주당의 보배이자 대한민국 중원 땅의 보배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했으며, 문재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안 지사의 모습을 본다면 정말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친노 인사와 거리를 뒀던 안철수 의원도 “안 지사의 책을 보면서 여러 부분에서 공감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호감을 보였다.

정치권은 안 지사가 내년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뒤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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