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박근혜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
북핵위기 안고 출발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안보불안감 잠재우고 특유의 원칙과 신뢰로 북의 대화 제의 끌어내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여성 대통령은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였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란 말이 정치권에서 많이 나돌았다. 그때 일로 정신적 외상(外傷)이 생겼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2006년 가을 이후 한때 주창했던 ‘모성(母性)정치론’을 더 이상 설파하지 않았다. 대신 ‘박정희식 카리스마’로 모든 사안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대선 역시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엄습한 가운데 치러지면서 여성 대통령의 안보불안감을 은근히 건드리는 반대파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국민이 흔들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임기도 북한의 노골적인 안보위협과 함께 시작됐다.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극심한 인사파동을 겪으며 불안하게 출발한 마당에 안보위협까지 더해지니 우려가 많았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새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첫 여성 대통령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바로미터처럼 인식됐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은 첫 시험대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은 지난 4일 국정 분야별로 박근혜 정부 100일을 평가하면서 외교·안보 부문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북한의 전방위 도발 위협에 직면했으면서도 비교적 원만하게 위기관리를 해냈다고 호평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달 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2기 행정부의 호응을 얻어낸 점, 중국과 북핵 대응을 놓고 ‘공조 무드’를 형성한 대목이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물론, 진보진영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선행조건으로 주문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하지만 원칙과 신뢰, 약속을 중시하는 박근혜식 리더십은 이번 남북 간의 치열한 신경전, 기세 싸움에서 그 위력을 단단히 발휘했다. 박 대통령의 “도발에는 얻을 것도 없지만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일관된 원칙에 결국 북한이 먼저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김정은의 ‘억지’가 박 대통령의 ‘원칙’ 앞에 힘을 쓰지 못한 결과다. 이번 일로 박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었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믿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김정은과의 벼랑 끝 대치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국정운영 전반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이를 튼튼하고 쑥쑥 자라게 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하는데, 정성을 다했는 데도 아이가 잘 자라지 못한다면 그 노력을 한 것 갖고 자랑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국정을 맡은 지 100일이 조금 지나서 거둔 대북 정책 성과에 따른 자신감으로 경제 문제를 비롯한 모든 국정과제에서 지금부터 하나씩 가시적 결과물을 얻어 내야 한다. 5년 후 자랑거리가 많은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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