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일 최근 갑을관계 불공정거래 관행과 관련, '을 지키기' 의제 쟁탈전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는 6월 임시국회 개최를 하루 앞둔 2일 "6월 임시 국회를 앞두고 을을 살리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을 지키기 16대 중점추진 법안'을 발표했다.
추진위 입법분과장인 홍종학 의원은 "최근 갑을관계 관련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부담을 을에게 떠넘기는 잘못된 제도와 관행, 그리고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6개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약속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을의 눈물을 인식하고 법률안에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최고위원회 시·도지사 을(乙)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고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갑을관계를 바로잡을 정치세력은 민주당 밖에 없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을을 살리는 유일한 정치세력이 민주당이란 점에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안 의원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그러자 안철수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첫 간담회를 통해 을 지키기 의제에 관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 의원은 무소속 송호창 의원, 참여연대와 함께 오는 3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생 난제의 생생한 현실을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듣겠습니다'란 제목으로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은 "각 분야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경제적 약자분들을 모시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들었다. 두 의원은 이를 향후 법률적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고 향후 방침을 소개했다.
전국 을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간담회에는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공동대표를 비롯해 농심특약점대리점협의회 김진택 대표,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방경수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인 대표 등은 지난달 말 열렸던 민주당 의원워크숍에도 참석해 유통업계 갑을 관행을 소개하고 입법을 요구했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안 의원은 트위터 등을 통해 갑을 관행 문제에 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어느 중소기업 사장님이 갭(Gap)만 입고 다녔습니다. 궁금했던 주위 사람들이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사장님 왈, 하도 갑에 치여 살다보니, 옷이라도 갑을 입고 싶어서요'란 글을 올려 갑을 관행에 대한 견해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또 민주당의 잇따른 견제구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한 손님이 식당에 갔습니다. 주인에게 뭐가 맛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옆집은 맛이 없다고 합니다. 다시 여기는 뭘 잘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옆집은 재료가 나쁘니까 절대 가지 말라고 합니다. 손님은 나가버렸습니다'란 글을 올려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안 의원이 을 지키기 이슈를 두고 경쟁을 펼치자 정치권에서는 10월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향후 야권 재편 과정을 앞두고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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