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번째 구단의 창단을 승인했다. 기득권 사수에 나섰던 기존 구단들이 여론 악화와 프로야구선수들의 노조격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강경투쟁에 나서자 코너에 몰렸다. 여기에 대선후보들까지 10구단 찬성입장을 밝히자 두 손을 들었다.
11일 오전 KBO의 10구단 창단 승인 결정이 내려지자 수원시는 재빨리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KBO 이사회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승인은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열정과 야구인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같은 시각 전라북도 역시 KBO의 10구단 승인소식에 “KBO 이사회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승인 결정을 200만 전북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북 역시 부영그룹과 함께 10구단 유치전을 전개 중이다.
10구단 창단은 이제 ‘수원-KT’와 ‘전북-부영’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수원은 단일도시로서 인구 100만이 넘고,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면 400만 이상의 팬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여기에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인 KT가 창단에 나서 ‘야구관객 1천만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북은 이미 프로야구구단 9개 중 4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대한민국 프로야구’로 꽃피우기 위해서는 지방화가 필수라는 논리다. 또 그동안 창단의사를 밝힌 대기업이 없어 겪었던 난관은 재계 30위권인 부영그룹의 참여로 KT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10구단 창단에 앞장선 수원이 유치전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지만 자칫 ‘먼저 마시는 김칫국’이 될 공산도 없지 않다. 문제는 외부조건이 아닌 기존 구단들의 이해관계에 있다. KBO가 10구단 연고권 확정을 위해 객관적 평가단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구단들의 입김은 승패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하다. 연고지로서의 적합성, 기업의 자금력, 운영 의지, 관중 동원 능력, 지자체의 인프라 개선 의지 등 평가항목은 부영의 등장으로 변별력이 없어졌다.
여기에 KT와 살벌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통신 라이벌 삼성과 LG가 몽니를 부리면 그야말로 수원으로서는 난감하다. 또 수도권에서 경쟁할 인천의 SK와이번스나 서울의 넥센도 속마음은 불편하다.
따라서 이들이 이심전심으로 전북을 합법적으로 지원하면 수원으로서는 낭패다. 또 호남 정치권의 지원사격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수원과 경기지역민들의 민심을 모아 체계적인 유치전에 나서야 할 때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