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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죽어갈 동안 삼성은 싸늘한 미소만?[집중기획_글로벌기업 ‘삼성의 두얼굴’] 삼성이 외면한 ‘삼성 가족’

가족들 죽어갈 동안 삼성은 싸늘한 미소만?[집중기획_글로벌기업 ‘삼성의 두얼굴’] 삼성이 외면한 ‘삼성 가족’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 삼성은 ‘모르쇠’
최원재 기자  |  chwj74@kyeonggi.com

   
▲ 스카이공동행동 등 ‘2012 생명평화대행진’ 순례단이 30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중앙문 앞에서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삼성전자산업재해 인정 및 부당해고를 철폐하라”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LCD, 휴대폰으로 세계시장에서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동안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 수십여명이 소리소문없이 죽어갔다.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뇌종양, 재생불량성빈혈, 루게릭 등 암과 희귀질환으로 숨져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및 전자산업 노동자는 지난 9월30일 기준으로 반올림에 제보된 숫자만 151건에 달하고, 이중 사망자는 58명에 이른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지난 29일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산재인정 촉구 국민탄원서를 서을고등법원에 제출하고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반도체노동자의 날’ 퍼포먼스 행사를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007년 3월6일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 디퓨전공정 습식 식각을 담당했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반도체 노동자 작업 환경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이후 산재 인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근로자 등 암·희귀질환으로 58명 숨져
삼성 “작업환경 기준 지켜”… 산재 인정안해

반올림은 지난 5년간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피해를 입증해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삼성은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는 영업기밀이라며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 노동자들의 질병 원인은 모두 개인질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피해 노동자 가족과 반올림은 직업병 피해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삼성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고 있지만 승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반올림은 지난 18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반도체산업 근로자의 건강보호를 위해 국내 반도체 제조회사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2009~2011) 실시한 연구결과에 기초, ‘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를 제작하면서 반도체 사업장의 작업환경관리 및 근로자 건강에 대한 위험성이 어느정도 입증됐다고 밝혔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소비자가 어떤 식품을 먹고 사망했다면 세상은 떠들썩 할 것이다. 그러나 수십명의 반도체 노동자들이 유해물질 노출로 죽어간 것은 5년째 싸워도 산재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을 비롯한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정부와 삼성은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하루빨리 인정하고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제작의 모든 공정에서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작업 환경 기준을 원칙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모든 작업 환경에 있어 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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