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의 아름다움부터 섬유 예술의 순수예술성과 대중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세계인을 한국의 전통 염색으로 매료시킨 장혜홍 섬유예술가가 사비를 털어 마련한 복합문화공간 ‘행궁재’(수원시 팔달구 행궁로)가 그 주인공이다.
‘행궁 옆에서 마음을 가꾸고 공부하는 집’을 뜻하는 이 공간은 그가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열망의 결실이다. “관광상품점이 아닌 진정한 아트숍에서 저의 섬유예술부터 수원 화성과 어울리는 진짜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작품을 만드는 훌룡한 사람과 문화유산, 자연경관 등도 세계인에게 알리고요.”
이에 화성사업소에서 팔달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중턱에 자리잡은 낡은 2층 가옥은 새하얀 벽과 시원한 유리창, 싱그러운 초록 잔디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섬유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마당을 지나 들어선 1층은 전시장과 강의실, 아트숍 등으로 꾸며져 있다. 2층에는 화성문화재단 사무국과 회의실, 섬유예술연구소 등이 각각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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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층 테라스에 서면 눈부신 하늘과 산, 그리고 수원 화성까지 한 눈에 들어와 세계인을 매료시킬만하다. 여기에 전시공간에서 선보이고 있는 장 작가의 작품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1층 전시장에서는 개관기념전으로 ‘장혜홍, 한국섬유예술을 품다’가 진행중이다.
장 작가는 오방색의 천연 염색 조각보처럼 일반인이 생활·패션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과 흑색을 실크에 염색해 한국적 아름다움과 전통의 현대화를 상징화한 순수예술작품(黑-Black project)을 각각 내놓았다.
“사람들이 수원으로 내 전시를 보러 올 수 있게 하려고 오랜 시간 기다렸는데 마침내 그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행궁재를 통해 내가 사랑하는 수원과 한국섬유예술을 널리 알리고 싶다.” 이에 향후 전시공간을 예술작가들에게 내어주고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한편, 한국전통염색과 조각보 제작 체험 프로그램과 학술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30여년 전 수원에 정착한 후, 꾸준히 지역과 세계에서 수원과 전통 기법으로 만든 섬유예술작품을 알려온 장혜홍. 그의 행궁재가 수원 화성과 한국의 예술성을 세계에 알리는 발신지가 되길 응원해본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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