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수원예총 회장 |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지난 토요일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수원하늘사랑축제’가 열렸다. 굉음을 내며 다양한 묘기를 선보이려던 ‘블랙이글 에어쇼’가 펼쳐지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시민들을 한껏 즐겁게 해준 축제마당이었다. 우천으로 당초보다 한 주일 연기된 탓으로 몇 가지 프로그램이 빠졌으나 항공기 주기장에서 펼쳐진 이날 행사는 파격적이었다. 3km에 걸친 비행기 이착륙 활주로에서 인라인스케이트 대회를 열 수 있도록 개방했기에 그렇다. 그들의 유니폼이 오색물결을 이루며 쭉 뻗은 활주로를 마음껏 질주하는 모습은 먼발치에서 바라볼 때 정말 장관이었다.개막식에서 비행단장은 ‘시민여러분의 앞마당이요, 놀이터로 생각하고 오늘 하루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내용을 개발하여 하늘사랑축제를 더욱 알차게 발전시켜갈 것’이라고 환영사를 통해 밝혔다. 군 주요시설을 개방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염태영 시장도 ‘시민들에게 비행장을 개방하여 축제를 개최해 준 데 대하여 공군당국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족단위로 나온 축제 참가자들은 전시물을 보며 체험도 하고 자유비행과 물 로켓 경기 등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하였다. 활주로 옆에서는 ‘민들레 채집 행사’가 펼쳐져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농약을 뿌리지 않는 지대라서 민들레를 식용이나 약재로 쓸 수 있기에 그렇다.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혹은 가족끼리 채취에 나섰다. 노랗게 핀 민들레를 채취하는 광경 역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수원하늘사랑축제는 모형항공기대회가 단초가 되어 종합축제로 발전하여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부대를 개방하여 큰 규모로 진행하는 축제다. 도심을 흐르는 수원천에서 열리는 튤립축제와 함께 기획된 행사다. 군부대가 시 행사와 연계하여 개최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공연, 전시와 체험, 경기의 세 축으로 꾸며졌다. 공군군악대 공연에 이어서 두 대의 헬리콥터가 저공으로 날면서 조종사를 구조하는 항공구조 시범은 행사의 백미(白眉)였다. 다양한 전시와 함께 체험 행사도 뒤따랐다. 장갑차를 타고 활주로를 달려보고, 비행기에 올라 조종사 흉내도 내보고, 응급 시에 탈출하는 재난 체험도 하는 등 비행단장의 말대로 시민들은 활주로에서 집 앞마당이자 놀이터로 알고 기분 좋은 한 때를 가졌다. 특히 전시된 각종 첨단무기의 성능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의 영공(領空)을 지키는 공군의 위력을 감지할 수 있기도 했다. 젊은 김정은의 등장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재의 안보상황에서 공군이 지닌 첨단무기를 보면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었다. 그간 비상활주로 이전문제를 비롯해 소음피해 보상대책, 심지어 비행장의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문제까지 거론될 정도가 아닌가. 그만큼 비행단과 시민들의 삶과는 괴리가 있었다는 증좌다. 수원사랑축제는 그런 의미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즐겁게 활동하는 사람은 아무도 못 당한다. 즐거운 축제로 승화시켜 수원의 또 다른 명물 축제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기아자동차 등 관내 기업들의 참여도 축제를 빛냈다. 지역예술인들도 참여하여 흥미로운 무대공연을 펼쳤다. 더욱이 관내 장안대학교 학생들이 대거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축제를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자원봉사는 삶 속에 뿌리내린 하나의 생활방식이다. 이젠 민관군(民官軍)이 하나다. 수원시민은 물론이요 화성, 오산 시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쉽게 출입할 수 없는 공간에서 펼쳐짐에 따라 시민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축제가 아닌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영내 벽보에 붙은 ‘사람냄새가 나는 부대문화발전’이라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부대문화도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통해 사람냄새가 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축제는 어울림의 문화다. 모두를 하나로 묶는다. 수원시도 하늘사랑축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지역기업과 시민단체는 물론이요 시민들도 더 많이 참여하여 민관군이 함께 엮어가는 또 다른 이색축제로 발전해 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