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를 꿈꿀 수는 없을까? 불과 100여년 만에 자동차는 이제 지구상 모든 도시의 주인이 되었다. 자동차 이용을 전제로 대부분의 도시는 도로와 주차장 등이 중요한 도시내 공공시설이 되었다. 사람보다 자동차가 우선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볼때 자유롭고 편하고 쾌적하다. 때로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드라이브를 통하여 주행 자체가 레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동차가 인간에게 주는 위협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는 배기가스를 배출해 대기환경을 오염시키고, 화석연료를 소비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걷지 않아 건강에 좋지 않고, 교통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다치기도 한다. 교통체증으로 스트레스가 증가되고, 도로 개설이나 정비로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음은 증가되고 아이들의 골목길 놀이터는 사라지고 있다. 자동차를 구매해서 유지하는데 많은 돈이 들고, 자동차 연료인 원유의 매장량은 앞으로 20년 정도면 지구상에서 고갈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위협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 수 없을까?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사람중심의 도시를 꿈꿔 본다. 사람중심의 도시란 가능한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함으로써 자동차 보다 사람이 우선하는 도시를 말한다. 특별히 먼 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원한다면 개인 자동차보다 함께 공동으로 나눠 쓰는 카쉐어링을 이용하거나, 보다 쾌적한 노면 전차나 바이모탈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또는 가까운 거리는 마차나 인력거를 이용해서 옛 정서를 살릴 수 있고, 새로운 첨단교통수단인 세그웨어나 PRT(개인전기이동차량)를 이용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의 자동차 중심의 도시를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사람중심의 도시로 바꾼다면 건강하고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물론 대기오염이나 소음이 줄어들어 도시환경은 보다 쾌적해 질것이고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터나 마을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무엇보다 특히 자동차보다 사람중심의 도시로 바뀐다면, 기존보다 CO2 발생량이 최대 15% 정도 감축되어 기후변화시대에 가장 대안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에 이러한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사람중심의 도시를 대한민국 수원시에서 꿈꿔 본다. 내년 2013년 9월 한달간 수원시와 ICLEI와 UN-HABITAT가 공동으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위치한 행궁동 일원에서 세계 최초의 생태교통국제시범사업(Eco-Mobility Festival 2013 Suwon)을 개최한다. 생태교통국제시범사업은 그동안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보전하기 위한 각종 규제로 낙후된 수원 행동궁의 도시기반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고, 자동차보다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중심의 수원시로 전환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국제적으로 개최하여, ‘환경수도 수원’이란 도시의 국제적 위상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는 차원에서 추진코자 한다. 수원 생태교통국제시범사업은 차 없는 미래의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절감형 도시의 교통과 생활을 미리 실험하고 체험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하는 선진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미 수원시는 노면전차, 전기버스, 바이모달트램 등의 친환경 첨단교통수단을 적극 검토하고 이를 도시교통의 중심수단으로 전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생태교통국제시범사업을 성공시킨다면 세계적인 친환경 교통도시이자 환경수도로 발돋움할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생태교통 국제시범사업은 한달 추진으로 전체 대비 CO2 감축량은 불과 1% 정도 수준이지만, 이를 수원시 전역에 년중 사업으로 확대한다면 전체 대비 CO2 감축량은 15% 정도로 예측된다. 결국 자동차보다 보행이나, 자전거, 대중교통중심으로 우리의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도시환경문제는 물론이고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발판이 되는 셈이다. 자동차보다 사람중심의 도시를 꿈꾸는 모든 분들을 2013년 9월 수원에 초대하고자 한다.
이재준/수원시 제2부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