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 나오는 '안철수 失機론'
조선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2-07-07 03:15 최종수정 2012-07-07 07:18
"국민 피로감 누적… 대선 나서기엔 늦었다" 일각선 "7월말이 마지노선" '安, 정치참여·대선출마 분리' 2단계 출마설도 나돌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5개월여를 앞두고도 대선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자 정치권에선 "이미 대선에 나서기엔 늦은 것 아니냐"는 '실기(失機)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7월 말까지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인내심이 소진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9월까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작년 9월 이후 10개월 넘게 대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안 원장은 5일 김홍선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대표의 상가에서도 기자들이 "대선 참여 결심을 했느냐"고 묻자 "아니요"라며 확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선 "7월이 지나면 안 원장의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선에 나선다고 해도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실기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의 출마·검증 압박과 함께 정치적 피로감 누적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6일 "국민에게 정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밝힐 때가 지났다"며 "지금 안개 낀 장충단공원을 걷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7월 이후엔 안 원장이 더 이상 주목받기 어렵다. 7월 말이 출마의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안 원장은 정치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얘기를 안 하는 것은 이미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7월에도 출마 뜻을 밝히지 않고 아무런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독자 세력으로 출마하는 건 물 건너가지 않겠느냐"고 했고,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정말 대선주자로 뛰려면 각 당 경선이 시작되는 7월엔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8월 이후로 늦춰도 된다는 의견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직 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검증은 2~3개월간의 치열한 경선·본선 과정을 거치면 된다"고 했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이미 늦긴 했지만 서두르기보다는 9월 이후로 출마 선언을 늦추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고 했고,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8, 9월에 나와도 단일화 경선을 하면 되니 무방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안 원장이 '정치 참여'와 '대선 출마'를 분리해 선언할 것이라는 '2단계 출마설'이 민주당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안 원장과 가까운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 진영에서 이달 25일 전후로 정치 참여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7월 말 정치 참여 의사를 먼저 밝힌 뒤 9월쯤 구체적인 대선 출마 계획과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 대선 비전과 노선에 대해 밝힐 것이란 얘기다. 안 원장은 또 이달 중순 낼 책에 정치 현안과 관련된 입장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원장의 유민영 대변인은 "7월 말이라는 시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다. 배성규 기자 vegaa@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 블로그와 뉴스의 만남 블로그뉴스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