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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직자, 女기자 성추행' 파문

'민주 당직자, 女기자 성추행' 파문

 
당직자 해임 열흘 만에 새누리당 통해 알려져… 與 '은폐' 의혹 제기

민주통합당 소속의 한 당직자가 언론사 여기자 성추행을 이유로 해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따르면, 여기자 A씨는 취재차 민주당 당직자 B씨와 동석한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24일 이 같은 사실을 당 감사국에 신고했다.

이후 민주당은 B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A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31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B씨를 해임 조치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이날 오후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이 있을 때까지 지난 열흘 동안이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신 대변인은 "민주당 당직자의 성추행 사건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음에도 해당 언론과 민주당은 이를 숨기고 (당사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상태"라며 사건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 대변인은 특히 강용석 전 의원의 아나운서 지망 여대생 성희롱 발언 논란 당시와 이번 사건을 비교,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민주당은 목소리를 높여 강 전 의원 제명을 요구했었다"면서 "민주당은 남이 하면 나쁜 일이고, 본인들이 하면 쉬쉬 하거나 말장난으로 넘어가면 된다는 '아전인수'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신 대변인은 또 최근 자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를 '그년'으로 지칭한 이종걸 민주당 최고위원의 트위터 막말 파문을 거론, "민주당의 이런 문화가 '그년'을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우길 수 있게 만들고, 유능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침묵케 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민주당은 여성 비하적 문화와 성추행 문화를 없애야 한다. 이번 성추행 사건을 낱낱이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새누리당 신 대변인의 브리핑 직후 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해당 사실을 비호하거나 숨기려고 한 게 아니다"며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해당 당직자를 해임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신 대변인의 브리핑이 지나쳤다"면서 "(피해자) 본인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또 다른 피해를 양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여기자 A씨가 사건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했냐'는 질문엔 "피해자가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사건이 벌어진 뒤 즉각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하며 "이번 일은 국회의원이나 장관 등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의 경우와는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 피해자 인권 문제도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언론의 '신중 보도'를 주문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날 성추행을 당한 여기자 A씨와 해임된 당직자 B씨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편 B씨는 자신에 대한 해임 조치를 수긍하지 못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장용석 나연준 진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