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경선 후보의 올케로 대통령 선거 5개월을 앞두고 급히 홍콩으로 출국한 서향희(38)
변호사는 누구인가.
김문수
경기지사가 23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에서 ‘만사올통’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서 변호사의 비리연루의혹을 공격하면서 더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이명박 정부에서)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뜻”이라면서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의 대표이고,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고 언급했다.
서 변호사는 알려진 대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의 아내이다. 민주통합당(민주당)은 그동안 서 변호사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의 고문 변호사를 맡았던 점을 감안, 저축은행 구명로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서 변호사의 출국은 박근혜 후보의 대선행보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친인척
관리’차원의 도피성 외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변호사는 지난 12일 아들 박세환(7) 군과 함께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군의 영어 단기연수를 위해 한 달 일정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서 변호사의 홍콩 체류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그의 측근들은 한두 달 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97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서 변호사는 부산에서 고교를 나온 뒤 94년 고려대 법대에 입학했다. 99년 사법시험 41회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31기)을 수료했다. 2002년부터 I&S
비즈니스컨설팅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4년 새빛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가 됐으며 그 해 12월 박 후보의 동생인 지만 씨와 16세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서 변호사가 초년병 변호사 시절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했던 인사는 “서 변호사는 변호사 일을 막
배우기 시작할 때도 사무실에 붙어있질 않았다”며 “재벌 2세 등 사회 고위층 자제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박지만 씨와 만남도 고위층 자제들과의
모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임 등을 통해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업무를 맡아와 선배들에게 일을 시키다 갈등이 생겼고 이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법무법인을 떠났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의 한
대학 동기는 “서 변호사는 대학 다닐 때부터 야심만만했다”며 “언젠가는 세상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만 씨와 결혼했을 때 서 변호사라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결혼 이듬해 아들을 출산하고 2006년부터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감사, 고문, 사외이사 등의 직책을 맡았으며 2009년 4월에는
대전고검장 출신 이건개 전 의원과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했다. 주원 대표변호사 시절 삼화저축은행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고 포스코, 코오롱 등 대기업 관련 일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의회 고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공제조합 운영위원, 전국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공제조합 서울지부 고문 등의 직함도 가졌다.
법조계 한 인사는 “주원 시절 서 변호사는 주로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자문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 변호사가 일을 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기업 쪽에서는 ‘박 후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2011년 이 전 의원과 결별하고 법무법인 새빛을 다시 설립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서 변호사가 박 후보를 팔고 다니면서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해 이 전 의원이 상당히 불쾌해하다 불화가 생겼던 것으로 안다”며 “법조계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서 변호사가 상당 규모의 로펌 대표 변호사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박 후보에게 부담되는 부분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