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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 평가 놓고 김종인-백낙청 ‘날선 설전’

박근혜·안철수 평가 놓고 김종인-백낙청 ‘날선 설전’

 
[한겨레] 백 “박 후보, 경제민주화 어려울 것”

김 “기업과 국가경영은 전혀 다른 일”


진보 진영의 원로 백낙청(74·오른쪽 사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인(72·왼쪽) 위원장이 연말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놓고 24일 격돌했다. 서울 금천구청에서 마련한 시민대학 ‘토크 콘서트’ 자리에서다. 두 사람의 ‘맞짱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씨가 사회를 본 이날 행사에서 두 사람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평가, 새누리당의 집권 당위론을 둘러싸고 팽팽한 논쟁을 벌였다. 표현은 정중했지만 내용은 살벌했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수도권 20~30대의 지지를 받으면 박근혜 후보가 1~2% 차이로 이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백낙청 교수는 “나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백낙청 교수는 “헌법 119조 2항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든 김종인 위원장이 직접 정치에 뛰어든 것은 지식인의 정치 참여로 그 선택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검찰, 언론 등 수구적인 세력이 요소요소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전체의 민주화를 통해 역동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는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돈을 가진 경제세력이 대한민국 전체를 지배하게 되면 역동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경제민주화를 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박근혜 후보의) 권위주의적 성향과 정치적 지지기반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지 못할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경제민주화를 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누가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풀 수 있을지 많은 정치인을 만나 보았는데 지금 진보 진영의 경제민주화 요구는 너무 과격하다”며 “경제민주화는 점진적으로 해야지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쉽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도 다른 평가를 내렸다.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원장은 ‘나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한다’고 말한 일이 있는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경영자의 사고방식”이라며 “기업 경영과 국가 경영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이 청춘콘서트에서 2000~3000명을 모아 놓고 현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를 하니까 20~30대들이 박수를 쳤다”며 “그건 소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안철수 교수와 만나 본 일이 없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책을 읽어 봤더니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더라”며 “다만 정치에 대한 이해와 지도력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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