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291회 수원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11 회계년도 수원시 세입·세출 결산승인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순간 결산검사위원으로 활동했던 기간이 화폭의 그림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필자는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12일까지 결산검사위원회 위원장으로 결산검사위원들과 수원시 공직자들과 함께 했던 20일간의 일정을 되돌아본다.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현장을 발로 누비고 다양한 환경에 속한 많은 주민들과 이야기하며 생생한 현장행정의 체험을 많이 했지만, 동그라미가 무려 13개. 말로만 들었던 조(兆) 단위의 금액으로 표기된 세입·세출결산서를 펴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나는 숫자에 약한데”하는 중얼거림과 함께 크게 울리는 심장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결산 총규모가 1만7천593억원이 되는 회계운용의 전반을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어느 부분부터 무엇을 챙겨보는 게 순서일까, 나름대로 20일간 주어진 결산검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하나 하나 수첩에 적어보며 계획을 세우던 5월의 하순은 장미꽃이 한창이던 아름다운 계절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경제적 이유가 작용되어서일까 일반회계 임시적 수입의 경우 징수결정액 대비 미수납액 배율이 지난 3년간 평균 16.9%로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징수대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예비비의 집행시 계획의 미진했던 점, 국도비 보조금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세부 계획 수립 및 중앙 부서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 또한 중요한 과제임도 알게 됐다.
특히 예산현액 대비 명시 이월을 포함한 이월사업비의 비율이 높음을 보고 시정을 위탁받아 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보다 치밀하고 세밀한 계획수립이 정책에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과제를 떠 안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름대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57,790백만원의 부채를 감소시킬 수 있었음은 공직자와 시민이 함께 수원의 미래를 위해 허리띠를 조이고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연구실 책상에 앉아 빡빡했던 일정 속에 함께 했던 소중한 분들의 얼굴들을 떠올려본다. 역사이야기를 구슬에 실꿰듯 막힘없이 구수하게 뽑아내면서도 전직 공무원답게 날카롭게 잘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내주시던 옆집 아저씨 같은 최승덕 위원님, 회계를 여러 분야로 잘 나누어 정책적 소통을 유난히 많이 하며 결산검사위원회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던 이윤진 회계사님, 얌전하시면서도 빈틈없고 예리하게 운용상황을 꼬집어 내시던 이종령 회계사님과 유난히 큰 키에 수줍이 많았던 임기완 회계사님, 참으로 정겹고 보고 싶어지는 얼굴들이다.
또한 진지함과 열정을 가지고 결산검사에 임했던 때로는 동생 같고 때로는 자식 같았던 수원시 공직자들의 모습들도 가슴 속에 귀한 경험으로 간직하고 싶다. 특히 20일간 결산검사위원들을 뒷바라지 해준 김창범 회계과장님을 비롯한 여러 직원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이제 2011회계년도 수원시 세입세출결산안이 승인됐다. 언제 또 조 단위의 숫자가 적힌 결산서를 앞에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책집행의 적정성을 논할 기회가 올 지 모르겠다.바라기는 수원시 행정이 지난해에 집행됐던 여러 사안들을 되돌아보고 올해에는 좀더 세밀한 계획과 더 많은 고민을 하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진정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수원시의회 박정란 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