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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등 남용, 수원시 ''현대판'' 화성 만들기

시멘트 등 남용, 수원시 '현대판' 화성 만들기
문화재 수리원칙 전면 위배...전문가 "복원 무의미" 지적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 시설물을 축성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는 "화성 성역화"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복원된 시설물 대부분이 현대 재료를 사용하는 등 문화재청의 문화재 수리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잘못된 복원방식에 대한 문화재 전문가의 지적에도, 문화재 수리원칙을 위반한 채 복원사업을 강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市)는 연간 500여억원을 들여 화성의 내·외부 1천944㎡에 있는 108개의 시설물 중 54개 시설물을 복원했으며, 미복원 39개 시설물을 축성 당시 모습으로 완벽히 복원하는 "화성 성역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화성 복원사업의 경우 원형으로 복원한다는 목적에 맞게 설계도 격인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시는 그동안 재료를 비롯 모든 공사방법을 성역의궤에 기록된 축성법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시의 주장과 달리 화성의 보수, 복원 공사에는 시멘트, 페인트 등 현대식 재료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역의궤"에 의해 생석회, 강회, 마사토, 모래 등을 혼합한 삼합토를 접착 재료로 사용해야 하지만 고착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시멘트 등을 사용해 온 것을 비롯 페인트마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최근 공사를 마친 화령전 "전사청"의 공사 내역서에는 석재 설치 등에 들어갈 시멘트 76.5㎏ 등 150㎏의 시멘트 및 백시멘트 43.72㎏이 포함돼 있었으며, 창룡문 공사 내역서에도 "녹막이 페인트"가 기재돼 있는 등 복원된 54개 시설물 대부분이 현대식 재료를 사용했다.
이같은 현대식 재료 사용은 "기존 양식·기법으로 수리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는 문화재청 시방서의 문화재 수리원칙을 전면 위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접착력과 강도 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멘트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시멘트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 공사기간 등의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편의적 발상이라며 "성역의궤"에 명시된 재료를 사용해야 원형 복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성사업소 김준혁 학예연구사는 "현대식 재료를 쓰면 사실상 원형 복원 의미가 없어지는 것으로, 전통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김충영 화성사업소장은 "복원 공사 시 시멘트 등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며 "성역의궤에 따라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쩔 수 없이 시멘트 등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규기자/dk7fly@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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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성역의궤"는 1801년(순조 1) 화성 성곽 축조에 대한 기록을 모아 간행한 책으로 10권 9책, 활자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에는 축성법, 축성에 사용한 각종 기계의 그림과 설명 등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 "화성성역의궤"는 현재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게재일 :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