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뽑아놓으면 다 똑같지 뭐…그래도 우린 박근혜야”
입력 : 2009.04.18 03:15 / 수정 : 2009.04.19 08:01
'친이·친박' 격돌, 경주 전쟁
친이 정종복 / 거물급 지원 행렬 등 조직 총동원한 융단폭격
친박 정수성/ 박근혜와의 친분 앞세워 바닥 동정표 훑기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5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북 경주가 4·29 재보궐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대통령의 고향(포항)과 가까운 경주는 현 정부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뛰어들면서 한나라당이 당선을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만약 경주 재보선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나라당은 다시 내부 갈등에 시달리며 여권 주류의 정국 장악력이 약화되는 등 정국이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높다.
4월 14~15일 후보등록이 이뤄지는 이번 재보선에서 금배지가 걸린 지역구는 경북 경주를 비롯해 인천 부평을,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울산 북구 등 모두 5곳이다.
경주 시민의 극심한 정치 불신
경주 재선거는 현 정권 실세인 한나라당 정종복(59) 후보와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63) 후보가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 내려가 봐도 누가 이길지 승패를 쉽게 점칠 수 없었다.
경주 시민들은 TK 지역 중에서도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지난 18대 총선이 단적인 사례다. 개표 직전까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무소속 김일윤(구속) 후보의 승리였다.
친박 바람이 불면서 당시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권 실세인 정종복 후보의 낙마는 이변 중의 이변이었다. 정종복 후보는 이명박 선대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다. 정수성 후보 측 관계자는 “작년 총선 직후 출구조사에서 정종복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왔지만 개표 결과 약 7%포인트 차로 김일윤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며 “그만큼 시민들이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곳이 바로 경주”라고 말했다.
경주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 경주는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하에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돼 온 곳이다. 때문에 선거 때마다 ‘규제 철폐’와 ‘고향 발전’이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경주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내놓은 정치인들의 각종 공약이 대부분 ‘공수표’로 끝나버렸다는 게 경주 유권자들의 불만이다.
지난 4월 7일 경주 황남동에서 만난 목욕탕 사장이라는 한 시민은 “난 이번 선거에 투표할 생각이 별로 없다”며 “투표를 한다고 해도 누구를 찍을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40년간 철물점을 운영해온 김지홍(72) 사장은 “(정치를) 수십 년간 지켜봐 왔지만 실세라고 해서 더 잘하는 것도 없고 아니라고 해서 더 못하는 것도 없다”며 “다른 건 잘 모르고 아무튼 경주는 박근혜의 속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박 정서에 기름 끼얹은 ‘사퇴 압력’
경주 재선거가 관심을 끄는 배경은 친이 대 친박의 대결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 이어 한나라당 내 헤게모니 싸움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친이와 친박은 이미 한 차례 격돌했다. 지난 3월 31일 정수성 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후보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정수성 후보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최측근 인사인 정종복 후보를 위해 측근인 이명규 의원을 자신에게 보내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정수성 후보의 기자회견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소식을 접한 박 전 대표가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이상득 의원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고 한나라당 내부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득 의원이 “정수성 후보가 먼저 만나자고 해서 이명규 의원을 대신 보냈을 뿐 사퇴 압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소 유동적이던 경주 민심은 친이 대 친박 구도로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종복 후보는 정수성 후보에게 쏠리는 동정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조직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임시 도당 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하는 한편,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의 지원유세도 요청하고 있다.
정종복 후보 측 관계자는 “중앙 언론에서 자꾸 친이 대 친박의 구도로 경주 선거를 다루는데 정수성 후보는 무소속 후보일 뿐이다. 그의 사퇴 압력 기자회견에 대한 지역 여론도 굉장히 싸늘했다. 지난 총선에서 상대 진영의 전략에 말려들어 고배를 마신 탓에 이번에는 중심을 잘 잡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워도 다시 한번 힘 있는 일꾼을 뽑아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보는 시민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친이 친박 싸움이 격화되면서 다른 후보들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이번 선거를 ‘진흙탕 선거’라고 비판하며 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한 자유선진당 이채관 후보는 ‘정치권의 각성’을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하다 지난 4월 8일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그는 “경주지역 통합의 걸림돌은 정종복·정수성 후보가 아니라 이상득·박근혜 의원”이라며 대리전 양상을 싸잡아 비난했다.
누가 당선되건 후유증 클 듯
누가 이기느냐를 떠나 경주 재선거가 가져올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직 면에서 우세한 정종복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내 친박 세력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내 친박 인사들은 정종복 후보를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함께 18대 공천 파문의 주역으로 꼽고 있다. 정종복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장은 친이 대 친박의 대결 양상이 잠복하겠지만 양측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자신을 18대 공천 파문의 주역으로 보는 친박 측의 시각에 대해 정종복 후보는 “나는 18대 공천 당시 심사위원이 아닌 간사로서 회의의 원만한 진행과 중재를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며 “내가 재보선에 출마하니까 괜히 나를 공천 문제에 끼워 넣고 문제를 삼으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당선된다면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한나라당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정권 최고 실세인 이상득 의원까지 지원에 나선 선거에서 패할 경우 주류 측의 입지 약화는 불가피하다. ‘박연차 게이트’로 민주당을 궁지로 몰아놓은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다시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주마저 패한다면 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미디어법 등 야당과 첨예하게 대립해온 개혁법안에 대한 추진력도 상실하게 된다. 재선거 패배의 여파는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정수성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근혜의 힘’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경우 집권 2년차를 넘기는 시점에서 차기 경쟁이 조기에 과열할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운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인사는 “친이, 친박을 떠나 경주 재선거는 반드시 한나라당이 승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인터뷰 |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
“박 전 대표도 결국은 당 공식 후보 지지할 것”
“여론조사에서 제가 정수성 후보를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지난 4월 7일 경주 지역 케이블 방송이 진행한 첫 후보 합동 토론회를 마치고 나온 한나라당 정종복(59) 후보에게 선거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 후보는 최대 경쟁자인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얼마 전 제기한 ‘이상득 사퇴 압력’ 의혹을 오히려 ‘음모론’으로 치부했다. 그는 “정수성 후보가 ‘사퇴 압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발을 빼는 것을 보고 일부 시민들은 ‘뭔가 다른 뜻이 있었던 게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여론은 어떤가. “여의도 바닥에서 ‘정종복이 인기가 없어서 공천을 못 받고 지지율도 낮다’는 식으로 음해하는 얘기들이 나돈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내가 차순위 후보자에 비해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황수관 후보가 사퇴하고 우리 쪽으로 합류해 힘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6일 포항MBC가 에이스리서치(대표 조재목)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정종복 후보가 35%,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25%, 자유선진당 이채관 후보가 3% 순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종복 후보는 40대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게 나왔다.
정수성 후보가 이상득 의원 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지역 언론이 상당히 비판적이다. 자기가 먼저 만나자고 제의해 이상득 부의장이 이명규 의원을 보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떻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 ‘혼탁한 선거를 바로잡기 위해 만남을 제안했다’는데 그렇다면 이 부의장을 만날 게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로 가는 게 맞지 않나. 폭로와 의혹제기는 더 이상 안 된다. 경주의 현안을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정책선거로 가야 한다. 정수성 후보를 만난 이명규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분이지 나랑은 자주 만난 분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경주 민심은. “박 전 대표의 바람이 어느 정도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육군 대장 출신이라지만 정치판에서 정수성 후보처럼 무명에 가까운 인사가 치고 올라온 것은 ‘박근혜 정서’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박 전 대표는 작년 말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해줬을 뿐, 오해를 피하기 위해 문중 행사인 춘분대제에도 불참했다. 나는 오히려 박 전 대표가 경주에 내려 오시기를 바라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줄 거라 믿는다.”
이번 선거로 ‘친이’ 대 ‘친박’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내에 친이와 친박 세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론에서) 당 밖에 있는 분을 친박 주자로 지칭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는 친이 직계의 좌장도 아니다. 국회에 입성하면 친이와 친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줄곧 말해 왔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의도와 청와대가 소통하는 통로로서의 역할도 맡고 싶다.”
일부 시민들은 정종복 후보가 고향을 챙기지 않는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던데. “지금은 ‘정종복이 많이 변했다’며 격려해주시는 시민들이 더 많다. 그동안 지역구에 소홀하고 건방지게 굴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중앙에서 나름 역할을 하면 지역에서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제 마음과 같지 않았다. 모두 제 탓으로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정권도 창출했으니, 경주 발전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지겠다.”
주요 공약은. “17대 국회 당시 통과시키지 못한 경주특별법을 다시 추진하겠다. 방폐장 유치에 따른 정부 지원이 당초 약속 금액의 7%에도 못 미치고 있는데 조속히 받아낼 생각이다. 양성자 가속기 사업 등에 있어서도 국비 지원을 확대하겠다.”
| 인터뷰 | 무소속(친박) 정수성 후보
시작부터 음해·공작 난무
“앉은 채 당할 순 없어 나왔다”
“김 기자! 오후 5시에 시장에서 만납시다. 경주까지 왔는데 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봐야죠….”
무소속 정수성(63) 후보는 취재진과의 약속 장소를 경주역 앞 재래시장으로 ‘통보’했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에 10%포인트의 차로 뒤지고 있다는 지난 4월 6일의 현지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도 그는 변함없이 바닥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오히려 정 후보 측은 자신이 뒤지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기관의 대표가 친이 조직인 선진국민정책연구원 핵심 간부라고 한다”며 “백 번 양보한다고 해도 우리가 박빙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민정책연구원은 이상득 부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지난 대선 당시 조직한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는 또 ‘후보 사퇴 압력’ 논란과 관련 “(이상득 부의장의 측근) 이명규 의원이 3월 29일 (나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다음날 정종복 후보를 데리고 대구로 내려가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난 것은 박 전 대표와 나를 끊어놓겠다는 작전을 구사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유는. “출마를 선언한 이후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역의 바닥 민심은 나를 지지하고 있는데 당내 기반이 열세라서 출마를 접겠다고 할 수는 없었다. 여론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후보 사퇴’ 압력 관련 기자회견을 한 배경은. “나는 군(軍)에서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그렇지만 정치가 이렇게 무서울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상득 의원이 내게 보낸 이명규 의원은 사퇴 압력을 전달한 다음날 정종복 후보를 데리고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갔다. 박 전 대표가 사진촬영을 거부했음에도 그날 현장에서 촬영한 4컷의 사진을 정종복 후보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고 나서부터 ‘정수성은 이제 끝났다’는 식의 얘기가 돌았다. 나는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이다.”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누가 주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지역 주민들의 청와대 관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에 대한 흑색선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대한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르겠다. 친이 대 친박의 대결보다 지역 일꾼의 적임자가 누군지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
친박 후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의 안보특보로 일했다. 비록 무소속이지만 나는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을 지지한다. 이번 선거에서 친박 쪽의 응원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락할 곳도 마땅치 않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후보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기자회견 뒤에 박근혜 전 대표가 ‘정치의 수치’라고 말한 것은 나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조직과 인지도에서 정종복 후보에 뒤지고 있다는 분석인데 “정종복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이미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낙선한 분이다. 시민들은 그런 사람을 한나라당이 다시 공천한 것을 두고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한나라당은 경주 재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융단폭격에 가까운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지금 바닥 민심은 내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느라 우리 쪽에 접촉을 못하는 분들이 전화로 응원해 주고 있다.”
선거 이후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은.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시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
[주간조선]
“뽑아놓으면 다 똑같지 뭐…그래도 우린 박근혜야”
입력 : 2009.04.18 03:15 / 수정 : 2009.04.19 08:01
'친이·친박' 격돌, 경주 전쟁
친이 정종복 / 거물급 지원 행렬 등 조직 총동원한 융단폭격
친박 정수성/ 박근혜와의 친분 앞세워 바닥 동정표 훑기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5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북 경주가 4·29 재보궐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대통령의 고향(포항)과 가까운 경주는 현 정부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뛰어들면서 한나라당이 당선을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만약 경주 재보선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나라당은 다시 내부 갈등에 시달리며 여권 주류의 정국 장악력이 약화되는 등 정국이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높다.
4월 14~15일 후보등록이 이뤄지는 이번 재보선에서 금배지가 걸린 지역구는 경북 경주를 비롯해 인천 부평을,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울산 북구 등 모두 5곳이다.
경주 시민의 극심한 정치 불신
경주 재선거는 현 정권 실세인 한나라당 정종복(59) 후보와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63) 후보가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 내려가 봐도 누가 이길지 승패를 쉽게 점칠 수 없었다.
경주 시민들은 TK 지역 중에서도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지난 18대 총선이 단적인 사례다. 개표 직전까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무소속 김일윤(구속) 후보의 승리였다.
친박 바람이 불면서 당시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권 실세인 정종복 후보의 낙마는 이변 중의 이변이었다. 정종복 후보는 이명박 선대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다. 정수성 후보 측 관계자는 “작년 총선 직후 출구조사에서 정종복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왔지만 개표 결과 약 7%포인트 차로 김일윤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며 “그만큼 시민들이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곳이 바로 경주”라고 말했다.
경주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 경주는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하에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돼 온 곳이다. 때문에 선거 때마다 ‘규제 철폐’와 ‘고향 발전’이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경주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내놓은 정치인들의 각종 공약이 대부분 ‘공수표’로 끝나버렸다는 게 경주 유권자들의 불만이다.
지난 4월 7일 경주 황남동에서 만난 목욕탕 사장이라는 한 시민은 “난 이번 선거에 투표할 생각이 별로 없다”며 “투표를 한다고 해도 누구를 찍을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40년간 철물점을 운영해온 김지홍(72) 사장은 “(정치를) 수십 년간 지켜봐 왔지만 실세라고 해서 더 잘하는 것도 없고 아니라고 해서 더 못하는 것도 없다”며 “다른 건 잘 모르고 아무튼 경주는 박근혜의 속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박 정서에 기름 끼얹은 ‘사퇴 압력’
경주 재선거가 관심을 끄는 배경은 친이 대 친박의 대결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 이어 한나라당 내 헤게모니 싸움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친이와 친박은 이미 한 차례 격돌했다. 지난 3월 31일 정수성 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후보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정수성 후보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최측근 인사인 정종복 후보를 위해 측근인 이명규 의원을 자신에게 보내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정수성 후보의 기자회견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소식을 접한 박 전 대표가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이상득 의원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고 한나라당 내부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득 의원이 “정수성 후보가 먼저 만나자고 해서 이명규 의원을 대신 보냈을 뿐 사퇴 압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소 유동적이던 경주 민심은 친이 대 친박 구도로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종복 후보는 정수성 후보에게 쏠리는 동정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조직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임시 도당 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하는 한편,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의 지원유세도 요청하고 있다.
정종복 후보 측 관계자는 “중앙 언론에서 자꾸 친이 대 친박의 구도로 경주 선거를 다루는데 정수성 후보는 무소속 후보일 뿐이다. 그의 사퇴 압력 기자회견에 대한 지역 여론도 굉장히 싸늘했다. 지난 총선에서 상대 진영의 전략에 말려들어 고배를 마신 탓에 이번에는 중심을 잘 잡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워도 다시 한번 힘 있는 일꾼을 뽑아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보는 시민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친이 친박 싸움이 격화되면서 다른 후보들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이번 선거를 ‘진흙탕 선거’라고 비판하며 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한 자유선진당 이채관 후보는 ‘정치권의 각성’을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하다 지난 4월 8일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그는 “경주지역 통합의 걸림돌은 정종복·정수성 후보가 아니라 이상득·박근혜 의원”이라며 대리전 양상을 싸잡아 비난했다.
누가 당선되건 후유증 클 듯
누가 이기느냐를 떠나 경주 재선거가 가져올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직 면에서 우세한 정종복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내 친박 세력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내 친박 인사들은 정종복 후보를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함께 18대 공천 파문의 주역으로 꼽고 있다. 정종복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장은 친이 대 친박의 대결 양상이 잠복하겠지만 양측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자신을 18대 공천 파문의 주역으로 보는 친박 측의 시각에 대해 정종복 후보는 “나는 18대 공천 당시 심사위원이 아닌 간사로서 회의의 원만한 진행과 중재를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며 “내가 재보선에 출마하니까 괜히 나를 공천 문제에 끼워 넣고 문제를 삼으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당선된다면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한나라당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정권 최고 실세인 이상득 의원까지 지원에 나선 선거에서 패할 경우 주류 측의 입지 약화는 불가피하다. ‘박연차 게이트’로 민주당을 궁지로 몰아놓은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다시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주마저 패한다면 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미디어법 등 야당과 첨예하게 대립해온 개혁법안에 대한 추진력도 상실하게 된다. 재선거 패배의 여파는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정수성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근혜의 힘’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경우 집권 2년차를 넘기는 시점에서 차기 경쟁이 조기에 과열할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운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인사는 “친이, 친박을 떠나 경주 재선거는 반드시 한나라당이 승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인터뷰 |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
“박 전 대표도 결국은 당 공식 후보 지지할 것”
“여론조사에서 제가 정수성 후보를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지난 4월 7일 경주 지역 케이블 방송이 진행한 첫 후보 합동 토론회를 마치고 나온 한나라당 정종복(59) 후보에게 선거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 후보는 최대 경쟁자인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얼마 전 제기한 ‘이상득 사퇴 압력’ 의혹을 오히려 ‘음모론’으로 치부했다. 그는 “정수성 후보가 ‘사퇴 압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발을 빼는 것을 보고 일부 시민들은 ‘뭔가 다른 뜻이 있었던 게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여론은 어떤가. “여의도 바닥에서 ‘정종복이 인기가 없어서 공천을 못 받고 지지율도 낮다’는 식으로 음해하는 얘기들이 나돈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내가 차순위 후보자에 비해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황수관 후보가 사퇴하고 우리 쪽으로 합류해 힘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6일 포항MBC가 에이스리서치(대표 조재목)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정종복 후보가 35%,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25%, 자유선진당 이채관 후보가 3% 순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종복 후보는 40대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게 나왔다.
정수성 후보가 이상득 의원 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지역 언론이 상당히 비판적이다. 자기가 먼저 만나자고 제의해 이상득 부의장이 이명규 의원을 보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떻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 ‘혼탁한 선거를 바로잡기 위해 만남을 제안했다’는데 그렇다면 이 부의장을 만날 게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로 가는 게 맞지 않나. 폭로와 의혹제기는 더 이상 안 된다. 경주의 현안을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정책선거로 가야 한다. 정수성 후보를 만난 이명규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분이지 나랑은 자주 만난 분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경주 민심은. “박 전 대표의 바람이 어느 정도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육군 대장 출신이라지만 정치판에서 정수성 후보처럼 무명에 가까운 인사가 치고 올라온 것은 ‘박근혜 정서’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박 전 대표는 작년 말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해줬을 뿐, 오해를 피하기 위해 문중 행사인 춘분대제에도 불참했다. 나는 오히려 박 전 대표가 경주에 내려 오시기를 바라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줄 거라 믿는다.”
이번 선거로 ‘친이’ 대 ‘친박’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내에 친이와 친박 세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론에서) 당 밖에 있는 분을 친박 주자로 지칭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는 친이 직계의 좌장도 아니다. 국회에 입성하면 친이와 친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줄곧 말해 왔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의도와 청와대가 소통하는 통로로서의 역할도 맡고 싶다.”
일부 시민들은 정종복 후보가 고향을 챙기지 않는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던데. “지금은 ‘정종복이 많이 변했다’며 격려해주시는 시민들이 더 많다. 그동안 지역구에 소홀하고 건방지게 굴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중앙에서 나름 역할을 하면 지역에서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제 마음과 같지 않았다. 모두 제 탓으로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정권도 창출했으니, 경주 발전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지겠다.”
주요 공약은. “17대 국회 당시 통과시키지 못한 경주특별법을 다시 추진하겠다. 방폐장 유치에 따른 정부 지원이 당초 약속 금액의 7%에도 못 미치고 있는데 조속히 받아낼 생각이다. 양성자 가속기 사업 등에 있어서도 국비 지원을 확대하겠다.”
| 인터뷰 | 무소속(친박) 정수성 후보
시작부터 음해·공작 난무
“앉은 채 당할 순 없어 나왔다”
“김 기자! 오후 5시에 시장에서 만납시다. 경주까지 왔는데 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봐야죠….”
무소속 정수성(63) 후보는 취재진과의 약속 장소를 경주역 앞 재래시장으로 ‘통보’했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에 10%포인트의 차로 뒤지고 있다는 지난 4월 6일의 현지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도 그는 변함없이 바닥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오히려 정 후보 측은 자신이 뒤지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기관의 대표가 친이 조직인 선진국민정책연구원 핵심 간부라고 한다”며 “백 번 양보한다고 해도 우리가 박빙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민정책연구원은 이상득 부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지난 대선 당시 조직한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는 또 ‘후보 사퇴 압력’ 논란과 관련 “(이상득 부의장의 측근) 이명규 의원이 3월 29일 (나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다음날 정종복 후보를 데리고 대구로 내려가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난 것은 박 전 대표와 나를 끊어놓겠다는 작전을 구사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유는. “출마를 선언한 이후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역의 바닥 민심은 나를 지지하고 있는데 당내 기반이 열세라서 출마를 접겠다고 할 수는 없었다. 여론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후보 사퇴’ 압력 관련 기자회견을 한 배경은. “나는 군(軍)에서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그렇지만 정치가 이렇게 무서울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상득 의원이 내게 보낸 이명규 의원은 사퇴 압력을 전달한 다음날 정종복 후보를 데리고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갔다. 박 전 대표가 사진촬영을 거부했음에도 그날 현장에서 촬영한 4컷의 사진을 정종복 후보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고 나서부터 ‘정수성은 이제 끝났다’는 식의 얘기가 돌았다. 나는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이다.”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누가 주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지역 주민들의 청와대 관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에 대한 흑색선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대한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르겠다. 친이 대 친박의 대결보다 지역 일꾼의 적임자가 누군지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
친박 후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의 안보특보로 일했다. 비록 무소속이지만 나는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을 지지한다. 이번 선거에서 친박 쪽의 응원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락할 곳도 마땅치 않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후보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기자회견 뒤에 박근혜 전 대표가 ‘정치의 수치’라고 말한 것은 나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조직과 인지도에서 정종복 후보에 뒤지고 있다는 분석인데 “정종복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이미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낙선한 분이다. 시민들은 그런 사람을 한나라당이 다시 공천한 것을 두고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한나라당은 경주 재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융단폭격에 가까운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지금 바닥 민심은 내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느라 우리 쪽에 접촉을 못하는 분들이 전화로 응원해 주고 있다.”
선거 이후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은.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시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 > -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대구행`, 초박빙 경주 재보선 영향 `촉각` (0) | 2009.04.26 |
---|---|
22세에 悲運의 퍼스트 레이디… 이젠 ‘한국의 대처’ 꿈꿔 (0) | 2009.04.24 |
공청회 참석자와 인사나누는 박근혜 전 대표 (0) | 2009.04.21 |
박근혜·이상득·정몽준…4.29재보선 이후 역학구도? (0) | 2009.04.21 |
고 박정희대통령, 전두환정권을 폄훼한 오늘 4.19행사 경과보고에 대한 유감 (1) | 2009.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