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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인쇄출판단지 만들어야죠`

"수원에 인쇄출판단지 만들어야죠"
[향토기업을 찾아서]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
2010년 01월 20일 (수) 오창균기자 crack007@suwon.com

지난 2008년 리먼사태로 촉발된 경기침체 이후 좀처럼 국내 경제가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원 지역도 마찬가지다. 수원 시민과 기업이 모두 함께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에 본보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수원의 향토기업’을 응원하기 위해 연속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오늘은 7번째 순서로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수원 인쇄출판단지 조성에 박차

▲ 김현덕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 대표이사 ⓒ 오창균 기자 crack007@suwon.com
“대전, 대구광역시 등 다른 지역처럼 수원에도 인쇄출판단지가 들어서야 할 것입니다. 단지가 들어설 경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기필코 단지를 조성하겠습니다.”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 대표이사이자 경기도인쇄문화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현덕 회장(51)은 한가지 꿈이 있다.

바로 수원지역에서 조그맣게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인쇄·출판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업무를 분담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인쇄출판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권선구 고색동 958 수원첨단벤처벨리 4층) 또한 경기인쇄문화협회의 회원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08년 설립한 것이다.

현재 센터는 칼라·흑백 인쇄를 비롯해 실사프린팅, 최고급 옵셋인쇄, 특수 인쇄, 무선제본 등 각종 디자인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센터가 있기까지의 과정에는 남모를 고난과 시련이 숨겨져 있었다. 예전부터 수원의 인쇄거리(팔달구 교동)에 밀집된 인쇄소들은 지난 2005년부터 시설 노후화로 인해 경영 위기를 맞았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인쇄소들은 첨단장비로 점차 진화해가고 있는 인쇄환경에 뒤쳐질 수밖에 없었고, 하나 둘 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수원지역 450개의 인쇄소들이 담당해오던 일감들은 대부분 서울이나 일산 등의 출판단지로 옮겨갔으며, 영세 인쇄소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대표를 비롯해 경기인쇄문화협회 회원들은 하루빨리 협동화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협동화 사업장에 걸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약 3년에 걸쳐 협의가 이뤄졌으며 협회 회원 중 참여의사 밝힌 여러 사업체들이 뭉쳐 설립된 곳이 바로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이다.

현재 센터는 국내뿐만이 아닌 세계에서 손꼽히는 디자인·인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수원여자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기관들과 MOU(업무 협약)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소 설립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꿈꾸고 있는 것은 바로 인쇄출판단지이다. 그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발판으로 현재의 센터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쇄산업의 경우 둘러보기만 하면 어디서나 눈에 띌 정도로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음에도, 지자체가 중요 사업에서 제외하는 등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만약 인쇄출판단지 조성을 위한 지원책을 시가 마련해 준다면 고용창출을 비롯해 큰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장 수원지역의 선거 인쇄물을 제작해야 하는데 현재의 설비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어 전부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가버리고 있다”며 “단지가 조성되지 않는 한 지역경제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장애인 고용에도 앞장서

취재진이 센터를 방문할 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 협약 체결 업체’라는 푯말이었다. 단지 ‘장애인 고용 기업’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김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두 손에 들려있던 목발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 소아마비로 인해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1km나 걸리는 학교에 하루도 빠짐없이 모친이 그를 업고등교해 6년간 개근상을 받기도 했다. 모친의 노고를 다들알고 있기에 졸업식 당일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그는 커다란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면접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드시 취업을 하고 말리라는 생각으로 1년 동안 취업에 도전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해서 장애인들이 홀대받지 않는 사업장을 차리겠다는 의지를 마음속 깊숙이 간직하게 됐다.

결국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조그만 문구점을 차리게 된 그는 복사기를 들여놓으며 처음으로 인쇄사업과 접하게 됐다.

이 후 경기도인쇄문화협회와 경기첨단인쇄디자인센터를 설립하며 곧바로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장애인 채용에 나섰다.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의 감사직을 맡고 있기도 한 김 대표는 “장애인협회와 함께 어떻게 하면 일자리들을 만들어줄까 고민하다가 장애인들이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는 스티커 작업, 제품 포장 등의 업무에 있어 고용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앞으로 수원지역에 인쇄출판단지가 설립되면 장애인 고용창출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며, 이를 위해 지자체가 많이 지원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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