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은 날, 리서치뷰라는 여론조사 기관에서 잽싸게 서울시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한명숙 39.2%, 오세훈37.6%로, 한명숙이 단숨에 역전을 시켜 버렸다. 경남 지역신문은 경남도지사 후보의 지지율 조사 결과, 한나라당에서 이달곤 후보나 이방호 후보 중 누가 나와도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는 초박빙의 결전이 될 것을 예상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김두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행자부장관을 지낸 핵심 추종 정치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전지역의 여론조사에서는 염홍철 예비후보자가 한나라당의 박성효 현시장을 앞서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박성효 현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기자회견 내용을 보니 우습기도 하고 다급한 것 같기도 하여 간략하게 소개를 해 보고자 한다.

“ 박근혜 전대표에게 전화를 했더니 잘 해보라고 격려를 해 주셨다. 그리고 제가 무지개 프로젝트라는 대전 시정 방향과 정책을 설명해 주었더니 좋은 내용이라고 했다. 항간에 제가 박 전대표와 소원하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충청도 사람 기질상, 자주 찾아 뵙지 못했을 뿐이었다 ” 대충 이렇게 요약할 수가 있겠다. 그리고 대전에 한번 정도는 방문 해 주지 않겠나 하는 희망사항도 밝혔다. 앞서 가는 염홍철 예비후보자도 박근혜의 위력만큼은 스스로 인정을 했다고 한다,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아마도 반 박성효 시장 측에서 이간계를 쓰고 있고, 그것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청와대와 친이계 핵심에서는 이번 6.2지방 선거에서는 박근혜의 도움이 없어도 승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그렇게 예측하지를 않는다고 한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대표가 선거 대책 위원장을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뜻을 공개리에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친이계 최고위원은 아예 노골적으로 박전대표가 나서줄 것을 희망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말문을 열었다. 기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의향이 있습니까?” 라고 묻자, “ 지난번에 다 말씀 드렸다 ”고 답했다. 기억력이 나쁜 기자들은 지난번에 했다는, 박 전대표의 발언록을 뒤지느라 꽤나 애를 먹었을 것이다. 박근혜는 원칙을 중요시 한다. 원칙대로 라면, 박근혜는 선거지원에 나설 신분이 못된다.

공식적으로 보면 정몽준 대표, 정병국 사무총장 체제로 선거를 치루는 것이 정답이다. 공천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바로 당 실세들이다. 공천권을 행사한 사람들이 선거를 지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는것이 합당한 이치인 것이다. 이를테면, 공천은 친이계가 하고 당선은 박근혜가 지원하여 시켜주고, 功은 공천권을 행사한 친이계 몫으로 돌아간다면 모양새가 고약해도 아주 고약하게 되는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가 아는 정답이다.

박근혜 전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 친박계의 경선 참여를 암묵적으로 만류한 흔적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한 이유에는, 이번 선거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다는 가정과 먼 곳을 내다보고 있는 그 만의 거시적인 계획이 있다는 것을 추측하기에 충분한 스탠스가 아닐까 한다. 어제의 발언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도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mb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0%대에 육박하고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청와대와 친이계의 희망대로 압승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여론조사와는 딴판으로 전개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막상 공식 선거전에 들어가면 여당과 야당은 1대1의 구도가 형성되게 마련이고 , 막상 선거가 임박해 지면 세결집이 이루어져 지금까지의 느슨한 상태에서 실시했던 지지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선거 전문가들인 정치인이나 출마자들도 이런 점을 모를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의 손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박근혜의 파워는 야당들조차 인정하고 있다. 야당의 전략 1순위는 무엇보다 박근혜의 손,발을 꽁꽁 묶어야 해 볼만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이름 석자가 슬슬 나오는 것을 보면, 선거철이 임박 해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야당의 강세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인 친이계 후보자들은 지금 똥줄이 타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박근혜와 악수하는 사진 한 장 찍을수 있을까 하여 , 서초동 박 전대표 자택 부근을 서성이고 있을지 누가 알겠나, 야당에게 유리한 몇몇 호재도 생긴 이번 선거에도 주이야박(晝李夜朴)이 대거 탄생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선거에서는 당선이 지상 최고의 과제인데 그 놈의 체면, 좀 버리면 어때! 하는, 한나라당 출마자들을 제법 많이 볼수있을 지도 모르겠다. 박근혜라는 이름 석자는 이번 선거에 있어서도 가장 많이 사용될 브랜드임은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