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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박근혜 대항마 만들기… 친이계·대권잠룡 ‘공동 프로젝트’<세계일보

박근혜 대항마 만들기… 친이계·대권잠룡 ‘공동 프로젝트’<세계일보

  • 내년 대통령선거를 1년 7개월여 앞두고 대권을 향한 여권 잠룡의 ‘워밍업’이 한창이다. 대선후보 경선무대에 오르려면 아직 멀었지만 각자에게 유리한 게임룰을 만들려는 신경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그 1차 타깃이 대권 후보와 당 대표 겸임을 금지한 ‘당권·대권 분리’ 원칙이다. 후발 주자는 대권 후보의 당권 도전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며 개정을 주장한다. 당권을 발판으로 대선 후보의 경쟁력 제고와 세 확장을 꾀하려는 의도다. 선발 주자는 냉소적이다. 후발 주자의 요구가 ‘제왕적 총재 복귀’라는 정치 퇴행으로 비쳐지는 데다 추격의 기회를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상임고문 이외의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담은 한나라당 당헌 92조 2항이다. 18대 국회에서 당 혁신안의 ‘상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규정이다. 그런데 최근 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친이(친이명박)계 대선 후발 주자나 기회를 엿보는 예비 주자가 적극적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태호 의원이 선창하자 친이계가 뒤를 받치는 모양새다. 규정 손질의 명분은 당이 위기인 만큼 대선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해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 최대 주주가 당을 이끄는 ‘실세 역할론’을 주문하는 셈이다. ‘특강정치’로 대권 행보에 나선 정 전 대표가 선봉에 섰다.

    재보선 직후인 지난달 28일 “대권주자도 당 대표를 맡을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추진세력이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재기에 성공한 김 의원도 가세했다.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당헌·당규에 대한 과감한 개정을 주문했다.

    친이계도 거들고 나섰다.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당의 실세화, 활성화를 이유로 박 전 대표와 이 장관의 전대 출마를 촉구했다.

    이런 기류에는 겉으로 내놓은 명분과 달리 후발 주자와 친이계의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는 듯하다.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당권을 ‘판 뒤집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확실한 대선 주자가 없는 친이계는 전대에서 자파의 후발 주자와 박 전 대표 간 맞대결을 통해 후발 주자의 ‘체급’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절박하다. 결국 ‘박근혜 대항마’를 만들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라는 해석을 낳는다.

    하지만 반대가 많아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이고 전·현직 지도부 상당수가 부정적이다. 친박계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의 의중이 고려된 듯하다.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줄 알면서도 수용한 당헌을 그만한 까닭 없이 바꾸는 것에 찬성할 리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내년 12월 대선까지 1년 7개월여나 남은 시점에서 조기 등판은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대선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박 전 대표가 당권까지 거머쥘 경우 여권의 실책이 고스란히 그의 책임으로 돌아갈 게 뻔하다.

    홍준표 전 최고위원, 김무성 전 원내대표 등 당권을 노리는 중진의원도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대권 주자군이 당대표 선거에 몰리면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정치개혁의 퇴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9일 통화에서 “당권·대권 분리는 선진 정당의 한 모습”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남상훈 기자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