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세계 女정치인 전성시대...박근혜는?
태국에서 3일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 압도적 승리를 거둠에 따라 태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이번 태국의 선거 결과는 세계적으로 여성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을 다시 한번 희석시키면서 여성 지도자 전성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여성이 최고 지도자로 있는 국가는 독일과 호주, 브라질 등 상당수에 이르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사상 최초로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 한국에서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율 속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어,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태국 첫 여성 총리 탄생=태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일 전국 9만800여개의 투표소에서 4730여만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기총선(투표율 74%) 결과 야당인 푸어타이당이 과반수인 263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161석을 차지하는데 그쳤고, 군소정당인 붐자이타이당과 찻타이파타나당이 각각 34석과 29석을 얻었다.
태국 선관위는 30일 이내에 투표결과 검증 등을 거쳐 최종 선거결과를 발표하며, 이후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함으로써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선관위의 이번 잠정 집계 결과가 확정되면,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인 잉락 친나왓(44)은 태국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된다. 푸어타이당은 군소정당의 협조 없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으나 일부 군소정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키로 했다.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은 푸어타이당은 군부 쿠데타로 지난 2006년 권좌에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을 총리 후보로 내세워 승리를 거뒀다. 잉락 친나왓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 승리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우리는 선거 유세 기간 약속한 모든 공약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정치인 전성시대...박근혜는?=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됨에 따라 전세계 여성 정치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 등 전세계에서 여성 정치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지난 2005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총리에 취임,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호주의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호주의 첫 이미자 출신 총리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다. 브라질에서는 작년 10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지우마 호세프가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외에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과 마리 키비니에미 총리, 아이슬란드의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총리, 인도의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 키르기스스탄의 로자 오툰바예바 대통령, 코스타리카의 라우라 친치야 대통령 등 여성 지도자들이 동서양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총리를 비롯해 파키스탄의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인도의 인디라 간디 전 총리, 이세벨 페론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 등 걸출한 정치지도자들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명숙 전 총리가 유일하게 총리 급 이상에 오른 정치인이다.
하지만 일부 여성 정치인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여성 정치인들은 전임 대통령이나 총리, 또는 가족(남편이나 아버지 또는 오빠)의 후광을 받아 최고 지도자로 당선 또는 선출돼 실제 정치무대에선 적지않은 한계를 보여왔다. 이번 태국의 첫 여성 총리도 그녀의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여성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결과로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앞으로 한국의 대통령이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떠나 어떠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책을 기반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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