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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박근혜 대 손학규 ‘아니다’

차기 대선, 박근혜 대 손학규 ‘아니다’

2012년 대선 양자대결 회의론 내막-여권편

▣ 글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2011-07-26 11:35:34

김문수 - 정몽준 - 오세훈, 反박근혜 전선 형성
‘박근혜 대항마’ 반기문 카드 사라져…새로운 카드는


조기성 기자 = 내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1대1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영국의 대표적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도 최근 보도를 통해 한국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를 여야 유력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 양자대결이 이뤄질 지에 대한 회의론이 수면 위로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昌대세론’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손학규 대표 역시 야권단일후보로서 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역전극을 펼쳤던 것처럼 한국 여론은 변덕스럽기로 유명하다”며 현 구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음을 꼬집었다.


▲박근혜 · 손학규 · 김문수 · 정몽준 · 오세훈


[일요서울]은 여권과 야권의 각각 상황을 두 번에 걸쳐 집중분석할 예정이다.

반박근혜 후보단일화
변수된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내달리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박근혜 대항마’를 꿈꾸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반박근혜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은 김-정, 정-오, 김-오 등의 2자 회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3자 연대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지난 11일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종의 ‘연합전선’ 구축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951년생 동갑내기이며, 서울대 70학번 동기이기도 한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최근 당내 현안을 비롯해 포퓰리즘 정책 추진 등을 놓고 비슷한 목소리를 내면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전 대표가 최근 들어 김 지사와 ‘국가 정체성’ 문제 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만남이 계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정 전 대표는 지난 5월 김문수 경기도지사 초청으로 경기도청에서 특강을 갖는 자리에서 “김 지사와 나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지만 선진국을 만들고 남북통일을 하자는 지금의 목표는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정 전 대표는 지난 20일 낮 시내 모처에서 오 시장과 오찬회동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과 한나라당 쇄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정 전 대표에게 한나라당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적극 나서주기를 요청했고, 정 전 대표도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김 지사는 지난 19일 밤 도쿄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복지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오 시장의 뜻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하남시의 경우를 보면 주민투표는 자칫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이미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주민투표로 이를 일부나마 유상으로 바꾸면 한나라당이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애들 밥 안주는게 보수는 아니지 않느냐”고 강공을 펼쳤다.

당 안팎에서는 정 전 대표와 오 시장, 김 지사가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에 맞선 형성한 ‘3각 연대’ 분위기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자칫 멈칫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끄는 박세일 이사장이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등이 가세할 경우 ‘반박근혜 대오’의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김 지사의 지지율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금급식 주민투표로 주춤한 시점을 틈타 상승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김 지사가 특강행보를 통해 국민적인 이슈를 계속 언급해온 것과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동관 언론특보가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독약’이라고 쓴소리를 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계 대권 주자 중 딱히 두각을 내는 인물이 없는 가운데 김 지사의 역할론이 부각된 셈이다. 이 분석에는 좌파 진영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오 시장의 현재 상황도 반영된 것이다.

최근 포털사이트 ‘야후’에서 실시하고 있는 네티즌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와 오 시장이 연대할 경우 김 지사와 박 전 대표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진다’로 전망이 모이고 있다.

경기도 한 고위관계자는 “김 지사의 상승세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최근 청와대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내달 중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의종군하면서 사분오열된 친이를 추슬러 ‘친서민’과 ‘반(反)부패’를 내걸고 ‘박근혜 대항마’를 만들기 위한 사활을 건 게임을 벌일 구상이라고 한다. 대선 경선까지 흥행을 위해 함께 달려가다가 옛 동지였던 김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YS 키즈’ 중 1인이
박근혜 대항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초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거론되는 대선 후보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고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으로 이름을 대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내가 이 사람과 둘이서 만나면 ‘당신이 틀림없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곤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전 대통령이 “18년간 장기독재를 한 박정희가 이 나라 군사독재 정권의 원흉”이라는 등 수차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맹비난한 전례에 비쳐봤을 때 ‘당선 가능성 큰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는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 홍 대표가 최근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YS 키즈’라고 발언한 것으로 두고 정치권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YS는 좌파 정당인 민중당에 몸담고 있던 이재오(특임장관) 김문수(경기지사), 소장파 법조이었던 안상수(前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한나라당 대표), 앵커 맹형규(행정안전부 장관)를 발탁해 정가에 입문시켰다.

상도동계인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당시 기업인 출신의 전국구 의원인 이명박 의원도 서울 종로에 투입했다.

외연을 더 넓히자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YS 집권 초인 1993년 민자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YS 키즈’로 분류될 수 있다

한편, YS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외교안보수석과 의전수석으로 재직한 바 있는 반 총장을 밀기 위한 내부 작업도 진행됐었다고 한다. 친박 쪽에서도 유엔 사무총장 경력에 충청도가 고향인 주자가 나선다면 만만찮은 상대가 될 수밖에 없어 걱정이 컸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의 연임으로 YS는 카드를 접었지만 ‘제2의 반기문’ 만들기에 나서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제3의 후보, 신당 뜨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이끄는 ‘선진통일연합’(이하 선통련)이 지난달 6일 출범함에 따라 2012년 대선에서 정치적 역할을 할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이사장이 단체 성격과 관련, “통일의 기회를 준비하기 위한 순수한 국민운동 단체”라고 했으나 총선 · 대선 과정에서 언제든지 정치세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 박효종 서울대 교수,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정호영 전 서울고법원장 등 보수성향을 지닌 사회 각계의 원로들이 고문·발기인으로 참여한 것만 봐도 단순한 시민운동단체로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력 대선 주자인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언제든지 정치세력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체 내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박 이사장의 한 측근은 “최근 한나라당의 행보에 실망감을 느껴 이탈하는 보수세력을 껴안기 위한 당 외곽 조직의 성격”이라고 정리했다. 그의 대선주자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최소한 보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보수층의 지명도 높은 제3의 후보가 대권에 뛰어들 경우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끊임없이 ‘박근혜 대세론 회의론’이 가시지 않고 있어 또 ‘제2의 昌’이라는 악몽이 불까 작은 일에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인제로 昌을 무너뜨렸던 YS가 이번엔 친이계의 ‘반박’ 불씨에 불을 지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짙다.

이미 YS측에서는 박 전 대표에 ‘제2 昌’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또 김 부소장은 최근에도 “(박 전 대표가) 본선에 갔을 때 최근에 나온 조사를 보면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를 볼 때, 내년 총선을 전후해 ‘독자신당론’으로 구체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친박계가 당내 ‘신주류’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내년 공천에 친박계발 공천학살이 이뤄진다면, 이에 불만을 가진 기존 친이계와 중립 의원들은 불만을 품고 새로운 세력 형성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총선 전에 신당이라도 창당해서 교섭단체를 만들고, 독자 후보로 대통령 한 번 만들어 보자는 기류가 형성될 경우 친박계에게는 상당한 위험요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보수진영 내에서 ‘독자신당론’을 펴는 그룹들이 형성되고 있다. 이인제 무소속 의원은 “기성정당이 대변하지 못하는 소외된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면서 “우선 총선에서 그러한 비전을 가지고 제3의 정치세력을 만들고서 대선출마 여부를 결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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