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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기존_ 자료3(수원관련)종합

수원 `개발이익 환수 어디까지…` 대립

수원 '개발이익 환수 어디까지…' 대립

건설사들
불경기라 남는것 적은데 권선AB지구·역세권 등 무리한 공공기여 요구
수원시
황금알 낳는 사업인데 공원·도로 확장 등으로 지역민에 기여해야

이달 2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권선 AB지구 5, 6블록. 미니 신도시 규모(7,962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중인 이곳은 계획대로라면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어야 하는데 현장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3개월 전에 공사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아직 삽을 못 뜨고 있다. 하청업체들도 일감이 없어 하릴없이 손을 놀리고 있다"고 했다.

공사가 멈춘 이유는 3개월째 분양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이익환수 차원에서 공공 기여를 하라"는 수원시의 요청에 대해 건설업체가 난색을 표하자 시가 분양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는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소음, 분진 등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교통영향평가 재측정, 소음 방지책 마련, 군 작전도로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 측은 "이미 진행중인 사업이며, 일부는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공공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경기 수원시가 민선 5기 들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발이익 환수의 적정 수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시는 막대한 이익이 남는 개발사업을 할 경우 일정 부분을 지역 주민과 도시 전체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 건설업체들은 "건설 경기 침체로 남는 이익이 거의 없는데도 시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의 '개발이익 환수 지침'은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인천광역시 등 일부 지자체가 내부 지침을 만들어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있다.

KCC가 종합쇼핑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수원역 뒤편 공장부지(권선구 서둔동) 27만㎡ 부지도 개발이익 환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KCC는 개발이익 환수 명목으로 이곳에 공장면적의 40%를 공원 및 광장, 환승센터 등 기반시설로 계획했다. 인근 수원 AK플라자가 수원역 민자역사 신축 당시 22%를 기반시설로 제공한 것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AK플라자가 매장 면적을 8,000㎡ 정도 증축하려 하자 시는 KCC와 AK플라자 측에 교통개선 대책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수원역 일대 교통난을 해소하려면 수원역 고가차도의 길이를 연장하거나 우회도로를 입체화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며 약 2,000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업체 측은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시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는 그러나 "권선 AB지구나 수원 역세권 개발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며 개발이익 환수에 단호한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개발로 예상되는 막대한 수입을 인근 도로 건설, 교통영향평가 등 공익을 위해 내는 것은 당연히 조치"라며 "추후 민원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하는 것 일뿐이며, 업체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외면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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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