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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선 `제2 제3의 이석기 김재연, 정면돌파로 막아야`

윤경선 "제2 제3의 이석기 김재연, 정면돌파로 막아야"
[인터뷰] 윤경선 수원진보연대 대표
송병형 기자

"정면돌파해야 합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여기서 무너지면 제2 제3의 이석기 김재연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 수원진보연대 윤경선 대표 © 수원시민신문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설을 의식한 듯 윤경선(47.여) 수원진보연대 대표의 차분하던 말투가 단호해졌다.

윤 대표는 "앞으로 대선 때까지 야권연대를 파탄내고, 통합진보당을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 될 것"이라며 "보시는 분들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지금 결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현재 통합진보당 권선구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수원시의회 의원을 지내기도 했고, 지난 4월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후보로 경선에 나선 적도 있다.

<수원시민신문>은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31일 오후 윤 대표를 찾았다. 윤 대표는 자신이 이사로 있는 수원비정규센터(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서 기자를 맞았다.

수원비정규센터는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와 관련해 분신했던 박영재 통합진보당 당원이 소장으로 잠시 몸담았던 곳이다.

윤 대표는 폭력사태를 두고 "현장에 있었다면 충돌을 몸으로라도 막았을 것"이라며 "가장 가슴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박영재 당원의 분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진보라는 분들이 그런 공격을 하고 있다"며 "참 서글프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사태의 발단은 경선 진상조사였습니다. 이른바 당권파에서는 어떤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보고 있나요?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밝힌 진상조사서를 보면부정이나 부실에 대한 명확한 근거라든지 확인이 없이 먼저 발표된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실하게 운영된 것이 있는지, 있다면 확실히 밝히고, 부정이 있다면 진상조사와 함께 그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있었으면 합니다. 은폐하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밝히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른바 당권파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두리뭉실하게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선거관리의 책임은 관리를 맡으신 분들과 당대표 분들이 져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명확하게 잘못이 밝혀지지도 않은 분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참고로 진상조사서에 거론된 대부분과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말한 것은 현재 거의 다 해명이 된 상태입니다.

- 지난 12일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날 저도 자리에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차를 옮기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장에 있었다면 몸으로라도 막았을 겁니다.

민주노동당 창당발기인으로 진보정당을 13년 해 왔습니다. 그간 서로의 의견이 달라 다툰 적은 많았지만 한번도 폭력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없어진 상태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고 봅니다. 이전부터 당내에 민족해방(NL)파나 민중민주(PD)파가 있었지만 한번도 폭력은 없었습니다. 서로 간에 존중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들을 인정했고, 피튀기게 싸웠지만 소통은 됐었습니다.

요번 같은 경우는 답답한 것이 소통이 안돼서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신뢰와 존중, 소통은 회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번과 같은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당사자들도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전 민주노동당 당대회 시절에는 당의 상근자들이 규찰을 맡아 질서를 유지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청년당원들이 규찰을 섰습니다. 상근자들이 맡았다면 충돌을 방지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폭력사태와 관련) 직접 관련된 이들의 이야기를 혹시 들어보셨나요?

충돌과 관련돼 분신한 박영재 당원을 압니다. 박영재 당원이 이후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실제 (조준호 위원장을) 때리지는 않고 머리만 잡았다. 그것도 서로 잡았는데 자신은 머리가 짧아 조 위원장이 놓쳤다. 그 상태에서 사진이 찍혔고 폭행이라고 보도가 됐다. 자신도 많이 맞았다'고 합니다.

박영재 당원은 (경선과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명예를 더럽힌 데 대해 분노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먼저 언론에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서 해결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지금 당내 문화가 안타까운 게 전 대표나 위원분들이 정리가 안된 입장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그것도 당의 입장이라며 언론과 응대하고 있습니다. 아니라고 봅니다. 저도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데 제 개인의 견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 언급하신 박영재 당원의 분신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박영재 당원은 제가 공부방을 할 때 도움을 많이 주신 분입니다. 페인트 칠도 해 주시고 후원회원도 많이 받아주셨던 분입니다.

분신과 관련, 그런 말들이 나오면서 예전 강기훈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나온 말이 '노동자가 쓸 수 있는 유서가 아니다' 였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조중동 같은 보수언론이 공격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진보라는 분들이 그런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죽음을 사람이 조정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자본가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풀 한 포기까지 자연을 사랑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과연 이들이 목숨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하겠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참 서글픕니다. 서로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박영재 당원이 생사를 헤맬 때 그런 원망하는 마음을 버렸습니다. 그래야 박영재 당원이 살아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 요즘 한창 극우보수언론이 종북주의를 거론하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어떻게 보나요?

저는 종북이라는 단어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북도 통일의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종북이 아니라 함께 가야하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놓으신 통일방안이 있습니다. 통일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하나가 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참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합당을 보면서 그분을 생각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합당을 했어야 하는데 총선을 치뤄야 하는 이유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가능한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지 말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희 대기자가 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책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좋아합니다. 우리사회는 사상이나 이념이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좌우의 균형이 잡혀야 건강한 사회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란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봅니다.

이념을 거론하는 것은 이제는 약발이 먹히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도 계속 '빨갱이'라는 공격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익숙한 표현입니다. 그래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시민들 가운데서도 비판이 있습니다. 진보당이 흑백논리를 내세우고 유연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츄어적인 것이 있습니다. 사물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보지 못하고 다 내 마음 같으려니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옳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소통의 방법을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상황판단에 있어서 다름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들을 보고 물러나라고 합니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며 사퇴가 해결책이라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면돌파해야 합니다. 주변에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2탄 3탄으로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여기서 무너지면 제2 제3의 이석기, 김재연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나 다른 분들도 앞으로 대선 때까지 야권연대를 파탄내고, 통합진보당을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 될 거라고 봅니다. 보시는 분들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지금 결판을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