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비행장 소음피해의 근본적 문제는 우리 세대에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당장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야 합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해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군용비행장 소음피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주제의 강의가 열렸다. 이 강의는 이종필 전국군용비행장피해주민연합회 부회장이 맡았다.
▲ 이종필 전국군용비행장피해주민연합회 부회장 ©장명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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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 추진위원회’(위원장 정윤희, 이하 아행만)는 16일 오후 수원 평동새마을금고 제2분소 2층 대강당에서 ‘군용비행장 소음피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지역주민 120여 명이 대강당을 가득 메워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강의에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군용비행장 소음피해 기준을 85웨클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은 도시지역은 배경소음이 높아 소음피해 기준도 높아져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85웨클 이상인 경우 사회통념상 참을 수 없는 피해에 해당한다. 비행기가 지나가면 옆 사람 이야기도 안 들린다. 전화도 받을 수 없다. TV시청도 안 된다. 비행기 소리가 배경소음 마저도 다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회장은 “대법원이 85웨클로 기준을 정한 이상 그 기준을 뒤집을 수는 없다”며 “방법을 달리 해 소송을 다시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소송을 지금 다시 하면 일부 주민들은 배상기간이 1년 축소돼 큰 금액이 없어질 수도 있다. 새로 소송을 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소음지도'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지역주민들. ©장명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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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부회장은 ‘소음지도’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비행기 소음이 1 데시벨에서 10 데시벨이 나왔다면 그 중 가장 소음이 큰 8 데시벨, 9 데시벨, 10 데시벨의 평균치인 9웨클로 소음기준을 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비행기 소음이 1 데시벨에서 10 데시벨이 나오면 그 중 중간정도 소음에 속하는 5 데시벨, 6 데시벨, 7 데시벨의 평균치인 6웨클로 소음기준을 정한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같은 비행기 소음 하에서도 우리나라 소음지도에 표시된 소음기준이 일본의 소음지도에 비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일본 방식을 재판부가 받아주면 소음피해 범위가 넓어진다”며 “결국 주민들이 앞장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수원비행장 안으로 이전키로 한 비상활주로에 대해서도 이전할 것이 아니라 폐쇄하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비상활주로는 유사시에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비상활주로가 비행장 안에 있으면 그것이 무슨 비상활주로냐”고 따져 물었다. “비상활주로가 비행장 안으로 들어온다면 그냥 폐쇄해도 된다는 것을 국방부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비상활주로를 비행장 안에 건설하는데 200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군부대 시설을 왜 시민 혈세로 해주냐”며 “받아들이기 힘들다. 시의회에서 예산을 통과시켜 주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수원 비행장을 이전 배치하거나 외국기지를 임대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수원 비행장이 처음 들어설 때는 주변이 허허벌판이어서 가능했으나 지금은 도시밀집 지역이어서 그 위험성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유사시 비행기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각종 무기도 가득 싣고 이륙하는 상황에서 ‘위험 잠재성’ 때문에 이전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기지를 임대해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의 소송에 휘말려 매년 막대한 피해보상피를 부담해야 하는 점도 지적했다.
▲ 정윤희 아이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 추진위원장 ©장명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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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설명회를 마무리 하면서 김이중 고색동청년회장은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면 염태영 수원시장이 비행장 소음피해에 대해 현명한 대책을 마련하자, 방법을 찾아보자고 얘기했다”며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아행만 위원장은 “비행장 소음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민원을 많이 제기해야 한다”며 “젊은 분들은 카페를 통해 소통하고 어르신들은 서명운동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찾아뵙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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