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국제공항과 트럼프 - (용홍근 예비역 공군 중령)
승인 2024-05-26 13:32
용홍근 예비역 공군 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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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올해 연말 대통령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13일 실제 주둔하고 있는 2만8천여명의 숫자보다 훨씬 부풀려 주한미군 규모를 4만2천명으로 잘못 언급하면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방위비를 거의 분담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이를 바꿨다고 재차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은 비단 이번에만 그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공개된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주한미군 숫자를 4만명으로 잘못 언급하면서 “나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주한미군 주둔을 철저한 경제논리로 풀어 가려 하고 있다.
물론 주한미군이 철수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대한민국 자주국방 체계 구축, 중국 등 지정학적 문제해결, 세계 평화, 북한과의 모든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선결조건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바라지는 않지만 가상해 실제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경기도는 무엇을 준비하고 기대할 수 있을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경제 부흥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 등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에 있어서는 더욱이 그럴 것이다. 수원비행장 이전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 지는 벌써 30년이 넘었고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첫걸음 역시 햇수를 헤아릴 수는 없지만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 건설과 비행장 이전에 대한 진행률은 내부적으로는 몰라도 외부적으로는 야속하지만 ‘0’에 가깝다. 가장 근본적인 부지 문제가 해결이 안 됐으니 말이다.
평택파주고속도로를 운전해 어연IC를 지나 5분 내외 내려가다 보면 왼쪽편으로 평지에 갈색 건물로 구성된 넓은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2006년 조성된 캠프 험프리스라고 불리는 미군기지다. 이곳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나 되는 부지에 2㎞가량의 활주로를 비롯해 골프장, 아파트, 식당 등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시설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 더해 흔히 오산공군기지라고 불리는 미군 공군기지도 캠프 험프리스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고 평택시 신장로에 많은 면적을 차지하며 위치하고 있다.
상상의 나래를 더 펼쳐보자. 미래에 경기도가 염원하는 국제공항을 캠프 험프리스 부지에, 이전을 원하는 수원비행장을 미 7공군이 있는 평택으로 옮기는 그림을 그려보자.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현재 검토되고 있는 이전 후보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공항 건설과 비행장 건설을 위한 많은 걸림돌이 해결될 수 있다. 또 단기간의 기반사업을 통해 특별한 저항없이 큰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주한미군의 철수를 바라지는 않는다. 동시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영원히 주둔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서 실제로 실현될 가망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의 4년은 짧다. 하지만 경기국제공항 신설에 따른 부지 선택과 수원비행장 이전에 대한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능성 있는 미래 대안을 생각해 보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어쩌면 지금 경기도가 해야 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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