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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

[김종구 칼럼] 수원군공항 이전, 이견도 의견이다​

[김종구 칼럼] 수원군공항 이전, 이견도 의견이다

승인 2023-06-15 03:00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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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의견이 같을 수는 없어 정치,싸움 부추겨 표밭 만들기 ‘수원 반대’·‘화성 찬성’ 편해야

수원시의회 의원이 있다. 시장에게 시정 질의를 했다. 공항유치시민협의회 얘기였다. 임원진이 계속 연임하고 있다. 이때 ‘고인 물’ 발언이 나왔다. 전해 들은 협의회가 반발했다. 단체 비하 발언으로 규정했다. 삭발까지 하며 강력 항의했다. 해당 의원은 ‘아니다’고 했다. 일반적 속담 예시였다고 했다. 그 결론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감히 의견을 낼 일도 아니다. 다만, 그 과정의 부자연스러움이 눈에 띈다. ‘막말 논란’은 없고 ‘정치 공방’만 자리했다.

 

민주당 도의원이 공격했다. ‘수원시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다.’ 수원시의회 국민의힘이 받았다. ‘비행장 이전 반대로 몰고 가지 마라.’ 민주당 도의원이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시의원은 눈물의 회견을 했다. 많은 날이 이렇게 갔다. 수원에서 비행장은 이렇다. 여론 휘발성이 강하다. 툭하면 찬성론으로 둘러싸인다. ‘역행했다’고 공격받고, ‘반대한다’고 비난받고, ‘입장 밝히라’고 내몰린다. 주류 세력이, 정치 집단이, 행정 방향이 그런다.

 

이전 비용이 걱정이잖나. 2015년 전후 예상 공사비는 5조원이었다. 보상비 2조원이었다. 비행장 부지 개발해 만들어야 한다. 2022년 수원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았다. 시 관계자가 말했다. “지금 상태면 20조원도 만들 수 있다.” 그로부터 2년, 부동산 경기가 죽었다. 걱정이 생겼다. 20조원은 턱없다. 붙을 민간 자본이 있을지 의심이다. 그런데, 물어보기 무섭다. 왜? 부정적이라서다. ‘역행한다’고 할 수 있다. ‘속내 밝히라’고 할 수도 있다.

 

서산공항도 궁금하다. 화옹지구와 40㎞ 떨어졌다. 화성국제공항을 구경만 하는 정부다. ‘둘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그 둘-수원·화성-이 싸워도 구경만 한다. 이런 정부가 서산공항은 끔찍히 챙긴다. 5월 타당성조사가 나왔다. B/C이 0.81, AHP 0.456이다. 1 미만이니까 탈락이 맞다. 근데 국토부가 다시 주워들었다. 사업 재기획 용역이란 걸 넣었다. 기어코 해주겠다는 뜻이다. 인접한 경기국제공항은 어찌 되나. 궁금한데 역시 묻기 무섭다.

 

화성은 더 팍팍하다. 시정(市政) 방향이 ‘공항 막기’다. 선택이 없다. 시 면적만 서울의 1.4배다. 그만큼 비행장 영향권이 다르다. 서북지역은 현재 피해지다. 군용기 날 때 귀청 떨어져 나간다. 당연히 옮겨가길 바란다. 신도시 일부는 공항에 관심 없다. 철길, GTX를 소원한다. 이런 의견이 커뮤니티에 모여 있다. 하지만 그 동네를 벗어나지 못한다. 화성 행정을 지배하는 구호가 딱 막고 있다. ‘비행장 이전 규탄’. 여기 대고 무슨 주장을 하겠나.

 

48개 시민단체가 어찌해서 모였다. 공항을 환영하는 화성지역 시민단체다. 시민토론회를 두 번이나 개최했다. 대학교수의 주제 발표도 들었다. 하지만 묻혔다. ‘수원시 조정 받는 단체’라고 욕한다. ‘극히 일부 화성시민’이라고 평한다. 여론조사 찬성은 꾸준히 20~30%다. 인구 곧 100만명 간다. 30%면 30만명, 20%면 20만명이다. 이게 적은가. 버려도 되는 시민인가. 그래도 계속 면박 준다. 화성에서 공항 찬성론은 여전히 외곽을 돈다.

 

이게 정치 작업이고 책임이다. 공항 이전은 긴 사업이다. 20, 30년 걸린다. 이걸 임기 4년마다 써먹었다. 그러려니 막 떠들었다. 수원 정치는 ‘곧 됩니다’라고 했다. 화성 정치는 ‘다 막았습니다’라고 했다. 10년이 훅 지나갔다. 물 빠지니 가재 기어 나온다 했나. 된 것도 없고, 막은 것도 없다. 남은 건 싸움뿐이다. 수원과 화성이 싸웠고, 수원과 수원, 화성과 화성이 싸웠다. 앞서의 저 짓도 결국 그런 짓이다. 적개심 조장해 몰표 만들려는 것이다.

 

-전직 경기도청 공무원이다. 수원에서 농사 짓는다. 술 한잔 걸치고 툭 던진다. “난 비행장 이전 반대야. 미래 먹거리가 우주에 있다잖어. 먼 훗날 수원 공항이 그런 곳이 될지 알아? 지금 말대로 하면 베드타운 될 거고.” 실명 써도 좋을지 ‘톡’했다. 답이 없다. 쓰지 말란 얘기다. 그냥 ‘L’로 적는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다. 아쉬움 없이 농사 짓는다. 상관 없는 퇴직자다. 그런 L도 말을 꺼린다. 이견(異見)도 의견(意見)인 것인데.... 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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