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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영 수원현미경(103)] 인계 제3호, 청소년문화 공원 이야기-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김충영 수원현미경(103)] 인계 제3호, 청소년문화 공원 이야기-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기자명김충영 논설위원 입력 2023.01.23 04:55

인계제3호, 청소년문화공원 조성계획도. 중앙부분이 청소년문화회관, 아래 원형은 다목적 광장, 상단 왼쪽부분은 56년 동안 조성되지 못한 숲, 오른쪽 역시 미조성 됐으나 사각부분을 공원을 축소하고 매화초등학교를 지었다. (자료=수원시)

‘인계 제3호 공원’은 수원의 중심에서 동남쪽에 자리 잡은 인계리에 위치했다. 솔숲과 전답, 딸기 밭, 화분공장과 1956년에 자리 잡은 수원송신소 진입로가 지나가는 농촌마을이었다. 1967년 7월 3일 정부수립 후 우리 손으로 수립한 최초의 도시계획에서 인계동 300번지 일원 32만1200㎡가 공원으로 지정됐다.

이 마을엔 작은 동산 3곳이 있었다. 6.25 전쟁 이후 정부시책에 발맞춰 사방사업으로 숲을 조성한 곳이다. 수원시는 숲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50년이 넘게 정신적으로나 재산상으로나 큰 피해를 입었다.

1961년 11월 항공사진. 3곳의 숲과 가운데로 송신소 진입도로가 보인다. (사진=수원시항공사진서비스)

이 때 공원이 된 토지는 인근의 상업지역이나 주거지역에 비해 1/5밖에 안 되는 가격이었다. 남보다 고생해 숲을 조성했지만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필자가 도시계획과장 때였다. 지인이 찾아왔는데 ‘인계 제3호 공원’에 편입된 땅이 경매에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 땅을 경매 받으면 언제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와 보상금액은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가격은 감정평가 금액으로 보상이 되고, 보상 시기는 알 수 없다고 일러주었다. 그는 포기하고 말았다.

공원에 편입된 토지가 경매에 나와 있음을 녹지공원과에 알려주었다. 녹지공원과는 그때 1000여 평의 토지를 경매를 통해서 감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다. 이 땅이 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면 경매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담당직원은 수원시의 예산을 절약했다하여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1986년 12월 3일 도시계획도. 청소년문화공원을 관통하는 35m도로가 계획됐다. (자료=수원시)

1980년대 들어서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동수원 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1986년 12월 3일 도시계획에서 시청역사거리에서 ‘인계 제3호공원’ 중앙을 관통하는 폭 35m의 도로계획이 결정됐다. 이후 월드컵경기 개최를 위해 월드컵경기장 건설이 추진됐다. 월드컵 경기장 진입로를 동수원IC에서 월드컵경기장을 거쳐 청소년문화센터 앞을 연결하는 도로를 1996년 11월 18일 결정해 개설함에 따라 ‘인계 제3호 공원’을 통과하는 도로는 수원의 중심도로가 됐다.

매화초등학교를 건립하기 전·후 공원모습. (사진=수원시항공사진서비스)

이 무렵 인계동, 매탄동지역에는 초등학교가 부족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수원시교육청은 수원시에 초등학교부지 선정을 요청했다. 당시 심재덕 시장은 학교를 지을 만한 나대지가 없자 보상을 하지 않은 공원일부를 해제 지시했다. 매화초등학교는 공원부지 60%, 민가 40%를 편입하는 조건으로 학교 부지를 선정, 2005년 3월 1일 문을 열었다.

1991년 12월 31일 정부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학교 밖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청소년기본법을 제정했다. 이즈음 경기도는 수원시로 하여금 청소년시설 건립 지침을 시달했다. 수원시는 청소년시설을 ‘인계 제3호공원’에 건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1990년대까지 수원시에는 청소년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공원을 담당하는 도시과 이윤희 도시정비계장이 담당하게 됐다. 이 계장은 수원시 청소년 수련시설 추진계획을 수립했는데, 청소년기본법에서 정하는 시설기준을 지켜야 했다.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시설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수련원,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특화시설, 청소년야영장, 유스호스텔 등으로 분류됐다. 수원시는 최초로 청소년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므로 종합기능을 가진 청소년수련관을 건립하고자 했다. 경기도의 지침은 연면적 6600㎡(2200평) 크기의 수련시설을 권장했다.

수원시는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청소년종합수련관을 구상했다. 지침의 2.4배가 넘는 청소년종합수련관 계획을 수립하자 경기도는 반대하고 나섰다. 수원시는 당시까지 정규규격의 수영장이 없었다. 공연장 또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뿐이었다. 체육관 역시 수원체육관 밖에 없어 일반시민이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 전용 공간이 없었다. 청소년과 일반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대규모의 수원청소년문화센터로 격상하여 건립해야하는 당위성을 설득했다.

1999년 완공된 청소년문화센터 모습. 전면중앙에 연수동, 오른쪽에 온누리아트홀, 뒤편에 꿈의 체육관, 왼쪽에 새천년 수영장, 전면에 광장과 주차장이 조성되고 있다. (사진=수원시포토뱅크)

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는 ‘인계 제3호공원' 23만9696㎡(7만2508평)중 35m 도로변에 접한 5만5661㎡(1만6837평)을 청소년문화센터 부지로 정했다. 추진계획이 수립되자 작품공모에 들어갔는데 공모결과 당선자는 진우건축 김동훈 건축사였다.

건축계획은 기능별로 4개 영역으로 설계됐다. 중심에는 청소년들의 활동 및 연수기능과 업무기능을 담당하는 연수동 4699㎡(1421평)를 배치했다. 공연장 온누리아트홀은 525석 규모 4501㎡(1361평)을 설치했다. 수영장은 50m 10레인을 설치했다. 그리고 다목적체육관을 3173㎡(960평)을 설치해 청소년들의 체육활동 공간을 제공했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는 1993년 시작하여 7년이 지난 2000년에 들어서 개관했다. 1990년대 중반 수원시는 인구 70만 명이 넘는 도시였으나 예산은 항상 부족해 200억원이 들어가는 청소년문화센터를 1년에 30억원 밖에 투자하지 못해 7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2002년 7월 1일 김용서 시장이 제24대 수원시장으로 취임했다. 김 시장은 드라마센터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청소년문화센터가 1999년 말 준공돼 2000년 1월 26일 개관하자 미조성된 서측부분을 조성할 시점이었다.

수원시 간부들이 일제 강점기 거리 오픈세트장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수원시포토뱅크)

또한 KBS(한국방송공사)는 1986년 5월 27일 인계동 468번지 일원의 수원송신소 부지 2만여 평과 외곽에 3만여 평을 추가로 매입해 5만평 부지에 드라마제작센터를 조성했다. 이 무렵 드라마제작센터는 일제 강점기 거리 오픈세트장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필자는 1980년대 중반 드라마제작센터가 수원에 자리잡는데 필요한 도시계획 절차이행과 용지보상 등의 업무를 담당했었다.

김용서 시장은 드라마제작센터와 일제 강점기 거리가 조성됨에 따라 인계 제3호공원에 방송테마파크를 조성할 것을 KBS에 제안했다. 수원화성과 연계하면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BS 박권상 사장이 수원시와 협력 사업에 동의함에 따라 양 기관은 2002년 11월 참여 의향서를 교환했다. 그러나 2003년 4월 28일 인사 개편으로 정연주 사장이 취임함에 따라 방송테마파크 사업은 백지화 되고 말았다.

수원시는 2009년 2월 ‘청소년문화공원’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개발방향은 4개의 주제가 있는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청소년문화센터 6만1450㎡(1만 8588평)을 중심으로 서측 KBS 수원방송센터 뒤편에는 9만7000㎡(2만9342평)에는 ‘청소년 문화테마 공원’을, 북측방향 동수원병원 맞은편 3만4585㎡(1만462평)에는 ‘전통테마 공원’을, 동측인 매화초등학교 뒤편 4만8055㎡(1만4536평)에는 ‘운동테마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먼저 1단계로 ‘청소년문화 주제공원’은 2009년 3월 착공했다. 공원조성사업은 다목적광장과 잔디광장, 산책로, 자전거도로, 포토존, 북가든, 바닥분수, 12별자리 등주, 각종 수목식재 사업을 38억7100만원을 투자해 2010년 12월에 완료했다.

수원시는 2012년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제2회 경기정원박람회를 서호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조시대 조성한 축만제(서호)가 2005년 10월에 경기도기념물 제200호로 지정되자 주변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공원조성계획을 변경할 경우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정원박람회장 공원모습. (사진=수원시포토뱅크)

수원시는 정원박람회 개최지를 청소년문화공원으로 변경해 개최했다. 전시공간의 구성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모델정원, 시민·기업이 참여하는 시민정원, 대학생이 참여하는 실험정원이 들어섰고, 판매 및 홍보 공간, 이벤트 공간으로 조성했다.

필자는 2013년 3월 공직을 마치고 ‘수원시 청소년 육성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청소년문화센터는 청소년과 일반시민이 활용하는 공연장과 수영장, 야외공연장이 있어 큰 행사가 수시로 개최됐다. 특히 주차요금제를 시행하지 않아 외지로 관광을 떠나는 여행객들의 출발지가 됨에 따라 주차장이 부족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2022년 6월 인계제3호, 청소년문화공원 모습. (사진=수원시항공사진서비스)

필자는 도시계획, 도로교통, 화성사업 등을 담당했던 경험으로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 청소년문화센터 104면 주차장과 청소년문화공원 197면 주차장을 통합해 301면을 단일 주차장으로 운영하는 방안이었다.

이를 위해 연결도로를 만들고 주차요금소를 설치하는데 사업비가 5억원이 들어야 했다. 이 사업의 필요성을 공감한 사람은 당시 수원시 이필근 기획예산과장(전 권선구청장, 전 경기도의원)이었다. 이 사업으로 청소년문화센터의 주차문제는 말끔히 해소됐다.

지난 2022년은 경기도 정원박람회를 개최한 지 10주년을 맞았다. 오기영 수원시 녹지공원사업소장은 노후화된 공원시설물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시설물을 보완한다고 한다. 아무쪼록 청소년문화공원을 잘 정비해 청소년문화공원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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