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세금·청약 등 부동산 규제 풀리자… 매수심리 일단 `꿈틀`
전국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 축소
"집값 바닥 다지기 해석 시기상조,
경제여건상 영향은 제한적일 것"
둔촌주공·장위자이 계약률 주목
- 김남석 기자
- 입력: 2023-01-08 09:29
장위자이 레디언트 모델하우스 오픈 당시 모습.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대출과 세금, 청약 등을 총망라한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온기가 돌지 주목된다.
정부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를 위한 세제 개편에 착수한 데 이어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건설사들이나 정비사업 조합들이 신규 분양 계획 수립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며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해제와 물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방위적인 규제완화로 주택구입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거래가 다소 늘어날 수는 있지만,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여전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 축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65% 하락해 전주(-0.76%)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수도권(-0.93%→-0.81%)과 서울(-0.74%→-0.67%), 지방(-0.59%→-0.50%)도 하락폭이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예고와 금리인상 기조 유지로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는 가운데 매도호가 하향조정세가 둔화되고, 매물철회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전주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매매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일각에서는 전방위적인 규제완화 조치로 집값이 '바닥 다지기'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집값 바닥다지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아파트값 하락폭이 축소된 것은 규제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시간이 지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며 "바닥 다지기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뤄왔던 분양 물량 나올까=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될 민영 아파트는 약 26만가구이며, 이번 규제지역 해제지역(서울 21개구, 성남·광명·하남)에서 공급될 물량은 4만1308가구에 달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시공사와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조합들이 분양가를 올려받을 수 있게 되면서 공사비 협의를 재개하고 일반 분양에도 나설 조짐"이라며 "특히 이번에 HUG 통제까지 벗어나게 되면서 조합 입장에선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HUG는 지난 5일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에 따라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4곳만 남는다고 공지했다. 이 4곳을 제외한 전국이 분양가상한제가 배제되고 HUG의 분양가 심사도 받지 않게 됐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건설사 또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마음대로 분양가 책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개편 이후에도 분양을 미뤄왔던 조합들이 연내 분양을 마치기 위해 분양시기 저울질에 나섰다"며 "당장 한두달 내 분양은 어렵더라도 순차적으로 일반 분양물량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대못' 뽑은 효과, 둔촌주공·장위자이 먼저 누리나= 청약시장의 관심은 '둔촌주공 일병 살리기'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서울 강동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몰려있지만, 규제완화 첫 성적표는 장위4구역 재개발인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까지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서류접수를 독려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계약률은 60% 가까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이대로 미계약분이 발생한다면 조만간 순위청약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총 2840가구 중 일반분양 1330가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총 1만 2032가구 중 일반 4786가구)보다 당첨자 발표일이 하루 늦지만, 예비당첨자 접수까지의 일정이 먼저 끝났다.
이미연·김남석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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