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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금리인상 한파 얼어붙는 부동산시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천자춘추] 금리인상 한파 얼어붙는 부동산시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승인 2022-10-13 20:02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부동산시장의 빙하기가 생각보다 빨리 오면서 본격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많이 올랐으니 어느 정도 조정이 되는 것은 정상이지만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거래량은 절벽을 넘어 실종 상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가격 하락은 호가만 보면 아직은 심각하다고 할 수 없지만 최근 매매가격 변동률이나 매매수급지수 하락 속도와 일부 단지들의 호가 하락을 보면 무서울 정도로 빠지고 있다.

오히려 거래가 안 돼 덜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똘똘한 한 채의 대표였던 재건축 아파트 투자 수요가 꺾이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신축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재건축부담금(초과이익환수) 등 정부의 규제 완화가 기대에 못 미쳤고, 전세가율이 낮은 탓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금리 인상에 더 취약한 부분도 있으며, 실거주가 아닌 투자 수요가 많이 유입되다 보니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주축인 청약시장도 한풀 꺾였다.

작년 주택 조기 공급을 위해 도입된 사전청약에 힘들게 당첨됐다가 본청약을 포기한 미계약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주변 시세 대비 30% 정도 저렴했던 추정 분양가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고,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언제 입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한다.

매매시장도 어렵지만 전세시장도 아우성이다. 최근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세계약을 해주면 1300만원 상당의 샤넬 백을 주겠다는 집주인도 등장했다고 한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세가격의 키 맞추기가 되고 있고, 매매 계약이 안 되다 보니 전세로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난 영향도 있으며, 무엇보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요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엎친 데 덮친다는 표현이 이럴 때 맞는 것 같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빅스텝으로 0.5%포인트 올려 10년 만에 3%가 되었다. 1년 전 0.75%에서 수직으로 올랐는데 문제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투자심리는 완전히 얼어버릴 수밖에 없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꺾인다. 저금리, 유동성 파티에 취해 보지 못했던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급격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부동산시장은 너무 뜨거워도 안 되지만 식어 버려도 안 된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경제위기 속에서 내수 경제의 버팀목인 부동산마저 무너질 경우 세수 감소, 부실채권, 역전세, 소비 감소, 내수경기 침체의 도미노는 매우 가혹하고 버티기 힘든 고난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 타령만 하면서 55% 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과속이 된 부동산시장의 속도를 줄이기도 어렵지만 멈춰 버린 부동산을 다시 출발시키기도 어렵다. 급등과 급락 모두 바람직하지 않기에 가격 조정이 되더라도 시간을 두고 서서히 거래가 수반되면서 진행되는 것이 정상이고 바람직하다.

부동산시장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 연착륙을 위한 선제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벼락거지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뒤늦게 용기를 내 내 집 마련을 한 2030세대가 이 어려운 파도를 잘 넘어갈 수 있도록 목표액의 10%밖에 채우지 못한 안심전환대출의 기준(부부 합산소득 7천만원, 시세 4억원 이하 1주택자)을 대폭 상향 조정해 주는 방안이라도 우선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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