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염태영에게 배려된 도정자문회의 의장실망 여론 많지만, 도민 위한 역할 있다
승인 2022-07-21 21:14
수원특례시는 전국 최대 기초 자치단체다. 인구만 지난 6월말 현재 118만여명이다. 광역시인 울산시(111만여명)보다도 많다. 이 큰 도시에서의 3선 연임은 중소 도시의 그것과 다르다. 이 기록을 만든 정치인이 염태영 전 시장이다. 2010년 이래 내리 3번 시장에 당선됐다. 3선 연임으로 시장직을 끝낸 첫 수원시장이다. 그런 만큼 그의 퇴임 후 행보를 쫓는 시민의 눈길도 많다. ‘3선 수원시장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그래서 영예이자 부담이다.
그는 지난 2월 11년 7개월 만에 퇴임했다. 엄밀히 임기를 5개월여 못 채운 상태였다. 그래도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성실히 지켜온 임기에 대한 격려가 하나였고,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한 기대가 다른 하나였다. 수원 시민 다수가 그의 지사직 도전을 응원했다. 당내 경선에서 시종 일관 선두권을 지켰다. 여의도 정치 경험 없는 지방 선출직 출신이다. 거물 정치인 또는 중앙 관료 출신들의 전유물이던 경기지사 선거에 의미 있는 기록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선전이 되레 그의 행보에 부담이 됐다. 도지사가 아닌 어떤 역할도 그와 어울리지 않게 됐다. 도지사직 인수위원장직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경선 승복 이후 ‘원팀’으로 뛰었던 그에 대한 김동연 당선인의 신뢰였고, 김 당선인의 성공적 도정 인수를 위한 염 전 시장의 협력이었다. 언론의 보다 큰 관심은 그 이후에 가 있었다. 정식 출범하는 김동연호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이냐에 있었다. 시중에 갑론을박이 많았다.
정무직 부지사(경제부지사),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책임자, 경기개발연구원장 등이 회자됐다. 물론 본인이나 김동연 당선인의 뜻과는 무관히 나돈 화두였다. 그랬던 선택의 시간이 왔는데 ‘도정자문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이 등장했다.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게, 직함 자체가 생소하다. ‘적절한 자리냐’는 논쟁에 앞서 ‘이게 뭐 하는 자리냐’는 질문이 많다. 거론되던 익숙한 자리가 배려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을 말하는 여론이 아주 많다.
그의 시정을 기억하는 수원시민의 실망은 더 하다. ‘격에 맞지 않다‘ ‘실리가 없다’부터 ‘맡으면 안 된다’는 격한 목소리까지 있다. 행정에서 자문위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정치색 강한 경기도 조직에서는 특히 더 하다. 예우도 ‘통상의 자문위원회’에 준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 실질적 역할을 기대한 시민이라면 실망이 당연하다. 여론을 모를 리 없는 염 전 시장이다. 수락을 고민하는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 볼 일이다. 100만 수원시민이 3번이나 뽑아준 시장 출신이다. 그가 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나. 어차피 도지사 외에 그를 담아낼 그릇은 없다. 그럼에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면 그건 조직 밖에서, 자유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 그런 총괄적 시각으로 지원과 격려, 견제와 비판을 하는 게 낫다. 우리가 염 전 시장에게 도정자문회의 의장직 수락을 권하고, 그만의 독특한 의장직 수행을 기대하는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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