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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줌-in]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

[인터뷰 줌-in]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

승인 2022-07-19 20:33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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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대가 뿜는 ‘금빛 매력’ 해외까지 전파

(왼쪽부터) 고다마붓다, 맹호도 치광대진정미

황금물결이 넘실거린다. 금물결은 바라다보는 시선에 따라 저마다 다른 색을 품었다. 빛의 각도, 결의 방향에 따라 반짝이는 금빛, 메마른 듯한 금빛, 물을 머금은 금빛이 제각기 아우성이다. 서로 엇갈린 보릿대는 각자 다른 음영을 만들어내고, 때론 담백하게 때론 입체감있게 빛을 낸다. 영롱한 모습에 시선을 홀랑 뺏겼을 때 액자 속 얇게 여미어 박제된 금붕어와 봉황은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 기운차게 말을 건넨다. 보릿대를 활용한 공예기법을 선보이는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의 작품들이다.

최근 수원시 권선구 맥간공예연구원에서 만난 이상수 원장은 “작품을 잘 말려야 해 지금 작업을 좀 하겠다”면서 바삐 움직이며 미안한 듯 웃었다. 40여년 전 직접 맥간공예를 창시해 내 이제 여유를 부릴 법도 하지만, 둥글게 말린 보릿대 줄기를 곱게 펴고 도안에 꼼꼼히 이어붙이고 작품을 말리는 과정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정성을 쏟는 모습은 한결같다.

맥간공예를 창시하고 구축해 온 이 원장에게 맥간공예는 인생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에는 국제 서화 예술 명인과 경기도 으뜸이로 연이어 선정됐고, 이어 아세아 미술 초대전 대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수여하는 제30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을 수상하고 경기도 으뜸이로 선정되며 맥간공예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제 그는 새로운 꿈을 꾼다. 바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 맥간공예를 알리는 것이다.

이 원장은 “앞으로 다양한 나라에 맥간공예를 알리고자 한다. 맥간의 뿌리가 한국, 그 중에서도 수원시에 있음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루마니아를 중심으로 맥간공예를 알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그 가능성은 엿봤다.

루마니아는 매년 ‘클루지데이 수공예축제’를 개최하며 전통공예부터 다양한 수공예 제품들을 소개한다. 지난 2018년 5월 수원시의 국제자매도시인 클루지나포카시(市)에서 열린 제8회 클루지데이에 참여한 이 원장은 부스에 맥간공예 벽걸이용 작품과 탁상용 액자 및 소품 30여 점을 전시하는 한편 손거울 만들기 체험행사를 운영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루마니아의 수도 부카레스트 소재 루마니안-아메리칸 대학교(RAU)에서 열린 ‘K-Lovers Festival’에서 이 원장은 주 루마니아 한국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석해 또 한 번 현지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루마니아 진출은 이 원장에게 맥간공예의 미래를 이어나갈 수 있는 도전이자 기회다.

루마니아가 맥간공예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보릿대 수급이 가능한데다 유럽 전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지닌 곳이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시와 논의해 기술을 전수하고 전통문화대학 공예학과 학생들에게 강의할 계획까지 세웠으나 코로나19로 유예된 상태다.

이 원장은 “루마니아는 농업이 GDP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농업 비율이 높은 국가인데다 수공예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며 “2020년 본격적으로 루마니아에 맥간공예를 알리겠다는 꿈은 코로나19로 잠시 유예됐지만, 유럽 전역에 맥간공예를 알리겠다는 꿈은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 미술작품의 뛰어난 예술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맥간공예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전수하겠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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