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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알려주는 '선행 지표'-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경제전망대]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알려주는 '선행 지표'-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발행일 2022-05-19 제18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새 정부 출범이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까요'다. 아쉽게도 부동산은 수학적 공식에 의해 단답형(오른다, 내린다) 정답이 제시되지 않는다. 다분히 인문학적인 변수들(심리, 정책, 개발기대 등)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최근처럼 기준 금리 인상 시기에는 이자율 부담에 따른 수요층 이탈도 분명 존재하지만, 동시에 실물자산에 해당되는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이 있어 물가상승을 따라가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시장에서 다루는 선행 지표는 물론 소비자 리서치에 따른 선행 지표들도 다양하게 점검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알려주는 다양한 선행 지표들을 제시해 본다.

전월세 가격·인허가 물량 대표적

다양한 리서치기관 시세조사 참고

전통적 선행 지표는 전·월세 가격과 인허가 물량이다. 우선 전·월세 가격은 상승폭이 커지면 시차를 두고 갈아타기 수요가 누적되며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2020년 7월말 임대차3법이 시행된 이후 전·월세가격이 폭등하면서 매매가격도 시차를 두고 오름폭을 확대한 바 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1~2년 가량의 시차를 두고 착공 및 분양물량으로 시장에 나온다. 이후 약 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입주하면서 시장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6년(2015~2020) 동안 우하향을 그렸던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21년에 54만채 수준으로 다소 늘어났다. 이는 향후 1~2년 내에 신축 물량이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선행지표 외에도 최근 리서치 기술의 발달로 한국은행은 물론 한국부동산원, KB국민은행, 부동산R114 같은 시세조사 기관에서 시장 전망을 위한 선행 지수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관들의 지표를 참고해 시장 전망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행은 매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발표하며 이와 동시에 주택가격전망지수도 발표한다. 해당 지표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하여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의 전망을 의미한다. 가장 최근 발표된 4월 자료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3.8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소비자동향지수·가격전망 살펴야

최근 시장흐름 상관성 여부 따지고

정부 정책·지역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국부동산원은 매매와 전·월세 수급동향을 발표한다.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4월 기준 95~100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어 수급이 한쪽에 치우쳐 있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매매와 전세가격전망지수를 매월 발표한다. 0~200 범위 이내에서 움직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4월 기준으로 95~100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또한 민간 시세조사 기관인 부동산R114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6개월 뒤 시장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매매와 전·월세 소비심리지수를,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이러한 선행 지표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 각종 연구원에서 그 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주요 변수들과 그 영향력에 대한 시장 전망을 각각 발표한다.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대다수 지표는 상승 방향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지표들을 다양하게 참고하고, 합당한 변수들을 고려하여 시장 전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단 이러한 선행 지표 해석에서 주의할 점은 하나의 기관(예를 들어 CSI)이나 하나의 지표(예를 들어 기준금리)에만 매몰돼 시장 전망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선행 지수들의 최근 10~20년 사이 평균치 수준과 당시 매매·전세가격 흐름과의 상관성을 같이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CSI가 100 이하에 위치한다고 해도 최근 10~20년 평균치가 95 수준라면, 혹은 그 수준에서 가격이 올랐다면 그 해석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기관의 지표들을 참고하고 여기에 더해 정부 정책 방향이 그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지표를 통해 미래 방향성에 대해 해석이 불분명한 경우라면, 수요·공급자 심리나 정부 정책 의지 같은 내적 요소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서울, 수도권, 지방 등 지역별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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