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경제.부동산의 칸 ../*주상복합.오피스.도시형.빌라.원룸.다세대

규제 틈새 파고든 오피스텔, 청약 열기 뜨겁다

규제 틈새 파고든 오피스텔, 청약 열기 뜨겁다

입력 : 2022-02-11 01:00:00 수정 : 2022-02-10 22:18:42

 

2021년 평균 경쟁률 26대 1… 아파트 추월
연초 비수기 잊고 지난 1월 19.5대 1 기록
문턱 낮고 대출·세금 등 규제 덜해 흥행
50실 이상일 땐 인터넷 청약 의무화 등
정부도 수요 확대 맞춰 분양 제도 개선
업계 “아파트 대체상품… 인기 지속될것”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출규제 여파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는 틈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약홈으로 청약 접수를 진행한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경쟁률은 26.3대 1로 집계됐다. 아파트 청약경쟁률 19.3대 1보다 높은 수치로, 2019년 부동산원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에도 오피스텔의 청약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1월 전국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19.5대 1로, 아파트(15.9대 1)보다 높았다.
분양업계에서는 아파트값이 2020년과 지난해에 걸쳐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까지 겹치자,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세금 규제 등이 덜한 오피스텔로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파트와 평면이 비슷한 ‘아파텔’이라고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인기다. 지난해 원룸을 비롯한 전용면적 59㎡ 미만 소형 오피스텔의 청약경쟁률은 4.0대 1이었던 반면, 신혼부부나 3∼4인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59㎡ 이상 오피스텔의 청약경쟁률은 50.1대 1에 달했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청약 가점이 부족한 20·30대 젊은층에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대출규제도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기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이하에서 시작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통상 취득가격의 70% 안팎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오피스텔과 관련된 정책 개선에 힘을 싣는 흐름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이 가능한 면적을 전용 85㎡에서 120㎡까지로 확대하고,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의 주택도시기금 대출 한도를 높인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규제지역에서 오피스텔 50실 이상을 분양하는 경우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되면서 소규모 오피스텔의 청약과정도 보다 투명해진다. 통상 100만∼1000만원으로 일괄 책정되는 오피스텔 청약신청금을 돌려받기도 쉬워질 전망이다. 당첨자 선정 이후 미당첨자에게 7일 이내에 청약신청금을 환불하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물분양안’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규제 문턱이 낮고 아파트와 구조·면적이 비슷한 주거형 오피스텔이 대체 상품으로 부각됐다”며 “청약 가점이 낮은 20·30대와 청약 시장 진입이 어려운 유주택자 등을 중심으로 한동안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형 오피스텔의 인기에 힘입어 비수기인 연초에도 오피스텔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일원에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로 구성된 ‘힐스테이트 청량 메트로블’의 청약 접수를 오는 16일부터 시작한다. 동부건설도 관악구 신림동에 335실 규모의 ‘센트레빌335’를 이달 분양한다. 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아파트 993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164실의 주상복합으로 조성되는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의 오피스텔 청약 접수를 진행 중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