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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천하`… 아파트 매매 비중 앞질렀다

`빌라천하`… 아파트 매매 비중 앞질렀다

작년 51.1%… 1년새 13%P 증가

대출 규제로 아파트 구매력 줄어

박상길 기자

입력: 2022-02-10 19:46

서울의 빌라 밀집 지역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에서 빌라 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관련 통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대출 규제도 덜하다.

여기에 정부의 민간·공공재개발 사업 본격화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에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가 '역대급'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2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6만4821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건수 12만6834건의 51.1%에 달한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연간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2020년 37.9%보다 13.2%포인트(p) 증가했다.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7.9%에서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증가세지만, 1년 새 거래 비중이 13%P를 넘은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비중은 39.2%에 그치며 처음 40% 아래로 떨어졌다. 빌라 매매 비중이 아파트 매매 비중을 앞지른 것은 2007년(빌라 44.0%·아파트 41.3%)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자치구별로 은평구의 빌라 매매 비중이 69.4%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 68.2%, 광진구 63.0%, 강서구 62.4%, 양천구 61.9% 순으로 비중이 60%를 넘겼다. 송파구 59.5%, 금천구 58.3%, 관악구 57.9%, 강동구 53.2%, 마포구·동작구 각각 52.8%, 중랑구 52.1% 등에서도 지난해 전체 주택 매매 건수 중 절반 이상을 빌라가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작년 1월부터 이달까지 14개월 연속으로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현재 서울 빌라 매매(계약일 기준)는 각각 2121건, 93건으로 각각 아파트 매매(776건, 29건)의 3배에 달한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30일)을 고려하면 수치 자체는 변동될 수 있지만, 아파트보다 빌라 매매가 많은 추세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빌라 거래가 늘어난 것은 장기간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른 데 반해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마련은 어려워진 탓이다.

한국부동산원 시세 통계 기준 지난해 12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5147만원인데 비해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5284만원으로 아파트값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위원은 "아파트값은 크게 올랐는데 대출 규제로 구매력이 줄자 실거주 목적으로 차선의 빌라를 매입하는 것이고 민간·공공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기적인 투자목적 수요가 집중되는 것"이라며 "매매뿐만 아니라 증여 거래의 경우도 아파트 증여의 비중이 최근 1년 새 10%포인트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체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세 재계약이 늘어나면서 매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 유형 중 아파트 선호도가 크게 높아 투자 관점에서는 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으니 입지나 준공시기 등을 살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서울 아파트·빌라 매매 비중 추이 그래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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