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중고차 사업 추진 소식에 중고차 업계 ‘반발’
김경수 기자 2ks@kyeonggi.com
입력 2022. 02. 03 오후 5: 52
3일 오후 수원시 대표 자동차매매단지 중 한 곳인 도이치오토월드 내부 모습. 김경수기자
“대기업 횡포로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과도 같네요”
9년째 중고차 매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A씨(57·수원 도이치오토월드)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월 평균 4~5대의 국산 중고차를 판매해 400만원 상당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A씨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소식을 접하고선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
더욱이 현대차가 수원과 인접한 용인시에 중고차 판매 사업을 위한 자동차매매단지를 곧 조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나날이 커져 가고 있다.
A씨는 “국내 자동차 80% 이상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까지 진입할 경우 인프라에 밀려 업계 종사자들은 전부 길거리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현대차가 완성차를 넘어 중고차까지 점령해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한다. 대기업 독과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부천 국민차매매단지에서 중고차 업체를 운영하는 B씨(46) 또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경기 침체에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동차 매매단지를 찾는 고객들이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서 현대차까지 중고차 시장에 끼어들면 기존 업체 뿐만 아니라 탁송, 정비, 판금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도 대량 실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한탄했다.
정부의 사업 중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경기도 중고차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업계는 대량 실직 등 극심한 어려움 겪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서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도내 중고차 매매 사업체 수는 1천377개, 1만3천595명이 종사하고 있다. 특히 월 평균 3만5천대를 보유해 국내 최대 중고차 시장이라 불리는 수원시에는 307개의 사업체가 운영 중이다. 이들은 현대차 등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소식에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남윤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수원지부장은 “현대차의 중고차 매입력은 시장에서 당연히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의 독과점 유통을 통해 그들 스스로 중고차 판매량까지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중고차 가격은 상향 평준화 돼 소비자 부담은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17일 현대차에 ‘중고차 사업개시 일지정지’를 권고했다. 중고차 매매업계가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절차다. 중기부는 다음 달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를 진행,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예정이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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