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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돈 필요한데…" 실수요자라면 대출 이렇게

"당장 돈 필요한데…" 실수요자라면 대출 이렇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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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NH농협은행이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23일까지 접수한 대출은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증가율 5%를 넘어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사진은 20일 서울시내 NH농협은행 대출 상담창구. 2021.8.20/뉴스1
# 다음달 이사를 앞두고 전세대출을 받으려던 A씨는 24일부터 NH농협은행이 대출 취급을 중단한다는 언론 보도를 지난 주말 접한 뒤 며칠째 고민이 많았다. 이사 일정에 맞춰 주거래은행인 농협은행 대출로 충당하려던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돼서다. 전날 오전 급하게 농협은행 지점을 찾은 A씨는 창구 직원의 안내로 한 외국계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로 결정한 뒤에야 시름을 놓았다. A씨는 "우대금리가 포기해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농협 전세대출보다 싼 금리의 대출을 찾게 돼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연말까지 대출 한파가 예상되면서 당장 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다. 시중은행 일선 영업점과 온라인 고객센터 등에는 전날 아침부터 "농협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우리은행 전세대출이 중단됐다는데 여기도 대출을 막는 거냐"는 문의가 잇따랐다고 한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 신용대출 상한선을 연봉 이내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대출 규제가 알려진 뒤 신용대출을 문의하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수요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도 "고객들의 대출 문의에 하루 종일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고 했다.
"주담대, 전세·신용대출 가능한가" 은행창구 북적

최근의 잇단 대출 제한 조치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파른 일부 은행과 금융사들이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에 특별 관리에 나선 때문이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갚아야 할 이자는 점점 오르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돈줄이 아예 막힌 건 아니다. 상환 능력과 무관한 '빚투·영끌' 목적이 아니라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게 금융당국과 업계의 설명이다. 대출 제한 조치를 단행한 은행이 아직은 소수인 데다 서민용 긴급 생계자금이나 자금 일정이 이미 짜여져 있는 실수요 목적의 부동산담보대출(집단대출 중도금·이주비·잔금)까지 막힌 건 아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 있다"며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의 주담대 취급 중단과 같은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창구 고객 문의의 절반 가량이 기존 대출 기한 연기가 가능하냐 것인데 만기연장은 문제 없다"며 "신규 주담대의 경우 오늘까지 접수하거나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3분기 한도를 소진한 전세대출을 9월 말까지 한시 중단했으나 모든 은행들이 버팀목전세대출, 청년맞춤형 전월세대출 등 기금이나 서민자금대출은 한도 제한없이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꼭 필요하다면 미리"…한도 높고 금리 낮은 대출로


은행 관계자들은 돈이 꼭 필요하다면 대출 신청 시기를 최대한 당기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대출을 막은 은행에서 다른 곳으로 수요가 이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앞으로 대출 제한 은행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시장금리도 계속 우상향할 가능성이 커서다.

금융위도 "신용팽창기와 달리 앞으로는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하향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금조달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이나 주담대는 보증서나 부동산을 담보로 실행되기 때문에 은행업권의 금리가 비슷하다"며 "주거래은행의 전세대출이나 주담대가 일시 취급 제한됐다면 다른 은행에서 비슷한 조건에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연봉 한도 규제에서 비껴 서 있는 금융회사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축소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예외가 적용돼 한도 규제가 느슨하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증가율이 높아 연봉 한도 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한도가 2억5000만원으로 넉넉하고, 금리도 2%대 후반으로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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