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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부동산 4가지 궁금증... "올해도 작년처럼 들끓을 것"

2021년 부동산 4가지 궁금증... "올해도 작년처럼 들끓을 것"

입력2021.01.01 04:30

지난달 16일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들끓었다. 하반기 들어 집값은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전셋값은 급등했다. 지방 집값까지 치솟으면서 조정대상지역만 100곳을 넘겼다. 분양 경쟁률도 덩달아 높아지며 신조어 '줍줍(줍고 줍는다)'이 언론지상을 뒤덮었다.

이에 맞서 정부는 수많은 대책을 발표했다.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시행했다. 부동산세율을 인상하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서울 강남구 3개 동과 송파구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급기야 주택 물량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한 전세대책까지 나왔다.

하지만 새해에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울 거란 전망이 높다. 전세시장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집값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선 서울 역세권 고밀도개발 등 공급 방안을 제외하면 새 대책도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올해 매매 및 전세는 서울과 지방 모두 상승하고, 청약 시장도 더 과열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은 새해 부동산 시장의 4가지 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올해도 집값 상승... 보유세 인상 영향 글쎄"

무주택자의 최대 관심사는 집값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9.65% 올랐다. 이는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었다.

올해 집값의 최대 변수는 세금이다. 종합부동산세율은 최대 6.0% 부과되며, 양도소득세율과 취득세율도 함께 상승한다. 세금 산정 기준이 되는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3%포인트 높아진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을 것이기에, 매매 시장에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저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자금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금이 무겁기는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 전세난이 겹쳐 있기에 집값 하락을 점치기 어렵다"며 "대체 투자처가 많으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부동산 선호 심리가 쉽게 깨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②"전세난 해결? 정부 대책만으론 역부족"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 초점은 전세에 맞춰져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년 대비 7.52% 올랐다. 역시 2011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매물 급감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신규 공급 물량 부족도 문제다. 정부는 올해 전국에 아파트 31만9,000가구가 풀릴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공급량(37만1,000가구)보다 14%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작년 5만3,000가구)은 22.6%나 떨어진 4만1,000가구만 풀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들어갈 집이 없으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전세 대책 물량도 많지 않기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전세난이 올해 당장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며 "당장 신규로 만들 공급 물량이 없다 보니, 전반적으로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지방 집값, 서울보다 상승률 높을 것"

지난해에는 지방 부동산 시장도 크게 들썩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은 4.18% 올랐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상승 전환인 동시에,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특히 세종은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거론하면서 1년 사이에 무려 44.97%나 급등했다.

지난해 규제지역도 많이 늘어났다. 국토부는 지난달 17일 부산과 울산 등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로써 전국 조정대상지역은 111곳에 달하게 됐으며, 전 국민의 70.1%가 규제지역에 거주하게 됐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올해도 이어지리라 전망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지난해를 분기점으로 미분양이 해소되고 지역 기반인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며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처럼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 위주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효과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④"1순위만 1,500만명... 청약 전쟁 지속될 듯"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 시장도 뜨거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면적 84㎡ 초과 주택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4.01대 1로, 2019년(30.61대 1)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서울은 199.64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순위 청약자만 1,494만8,433명에 달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도 상당히 높을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가 절대적으로 싼 데다가, 새 아파트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져 당연히 청약 광풍이 불 수밖에 없다"며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3분기부터는 청약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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