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집창촌 옆 고등지구...내년 초 입주 앞두고 입주민들 한숨만
정민훈 기자 whitesk13@kyeonggi.com
송고시간 2020. 09. 09 18 : 49
내년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수원 고등지구 아파트단지와 수원역 집창촌이 불과 300여m 거리에 인접해 있어 입주를 앞둔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내년 2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아파트에 입주 예정인 A씨(28ㆍ여ㆍ화성시 동탄)는 입주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쌓이고 있다. A씨가 입주할 푸르지오 자이에서 직선거리 300여m 떨어진 곳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군집하고 있어서다. A씨는 “자녀를 키우는데 집 근처에 집창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걱정”이라며 “수원시에서 이러한 불법 시설들을 왜 정리하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 B씨(33ㆍ수원시 권선구)도 “지자체에서 하루빨리 집창촌을 정리해야지 언제까지 방치하고 있을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시 팔달구 고등로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수원고등 C1블록 행복주택(500가구)와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4천86세대)가 오는 2021년 1월ㆍ2월 각각 입주 예정인 가운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를 놓고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9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월부터 성매매 집결지 정비를 위한 ‘수원역 가로정비추진단’을 출범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매매 업소 자체가 개인 사유 재산에 포함돼 철거 등의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우선 예산 124억원을 들여 성매매 집결지 도로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팔달구 매산로1가 114번지 일원에 도로 163m를 개설해 골목길 화재 등 재난사고를 예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성매매 업소 70여개 가운데 23개가 도로 부지에 포함돼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 사업에 성매매 집결지를 뿌리 뽑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원역 인근에서 45년째 부동산을 운영하는 박웅균씨(80)는 “45년 넘게 집창촌을 봐왔는데 지금도 대로변에 나와 있는 업소들은 영업 중”이라며 “양지로 드러난다고 그게 없어지겠느냐. 긍정적인 방향의 정책이지만 다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은 집창촌이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며 “뒷골목에 잠겨 있던 영역들이 도로개설을 통해 드러나 집창촌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명예스러움을 떨쳐내기 위해 점진적으로 집창촌 정비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관련 도로개설 조감도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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