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추미애가 부동산까지 언급하는 이유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승인 2020.07.20 10:50
‘금부분리’ 주장하며 부동산 정책 관련 세번째 메시지
“투전판 된 부동산…침묵은 직무유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일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추 장관은 20일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그는 "저의 '금부(금융과 부동산) 분리 제안'을 듣보잡이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벌써 하룻밤 사이 듣보잡이 실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 단지 한 동을 통째로 매입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다주택규제를 피하고 임대수익뿐만 아니라 매각차익을 노리고 펀드가입자들끼리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부동산에 은행대출을 연계하는 기이한 현상을 방치하면 안되는 것은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순간 금융위기가 올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금부분리'를 재차 주장했다.
추 장관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8일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이래 부패 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며 금융권을 끌어들인 결과 금융과 부동산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기형적 경제체제가 만들어졌다"며 "이제부터라도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하는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에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에는 "부동산가격 내리기 실패는 돈 탓인데 말 실수 탓이라고 정치공격만 한다"고 적었다. 추 장관은 "부동산 시장에 들어온 엄청난 돈을 생각지 않고 자꾸 그 시장에 돈을 집어넣는 정책을 쓴다면 부동산 가격 내리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이 돈을 푸는 과정에서 신용의 대부분이 생산활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토지자산을 구매하는 데 이용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불로소득이 시장을 흔들고 경기변동을 유발하는데도 경제진단과 정책에서 간과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은행이 땅에서 손을 떼야지만 주거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경제는 돈의 흐름이고 그 돈이 올바른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 정책 전문가나 정치지도자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금부분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8일 추 장관이 제안한 금부 분리 정책을 "참으로 희한한 '듣보잡 이론'"이라며 "부동산담보로 대출하는 것 금지하자? 아주 시장경제 하지 말자고 해라"라고 일갈했다. 미래통합당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가 있다면 괜히 SNS에서 변죽을 울리지 말고 오는 월요일 아침에 거취 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무부 장관도 국무위원으로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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