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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발견한 한국전쟁 당시 수원의 모습’…2명의 학예사가 찾은 숨겨진 기록

‘70년 만에 발견한 한국전쟁 당시 수원의 모습’…2명의 학예사가 찾은 숨겨진 기록

정민훈 기자 whitesk13@kyeonggi.com

송고시간 2020. 06. 17 19 : 34

▲ 1950년 6월 29일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맥아더 총사령관. 영상캡쳐

“70년 전 한국전쟁 당시 수원의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찾게 돼 뜻 깊습니다.”

근현대사 전문가로 정평이 난 수원박물관 소속 이동근 학예사는 지난 2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전시회를 준비하던 도중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자료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전해진 한국전쟁 당시 수원시 자료가 영상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수원지역의 철저한 역사 고증 작업을 바탕으로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는 소재를 시민들에게 전하는 그에게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의 영상물은 더할 나위 없는 자료로 다가왔다. 같은 박물관 소속 김경태 학예사와 함께 70년 전 수원시의 모습을 발견한 그는 곧바로 영상물 제작에 돌입했다.

이동근 학예사는 “전시를 준비하다가 조금 더 한국전쟁과 관련해 자료를 찾아보자는 마음에 관련 서적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의 자료를 분석하게 됐다”며 “그러던 중 70년 전 수원시를 촬영한 영상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1950년 7월 1일 이감을 위해 수원역 앞에서 대기 중인 정치사상범들. 영상캡쳐

이들이 발견한 영상에는 3가지 주요 장면이 나온다. 첫 번째는 1950년 6월28~29일 한국전쟁 초기의 긴박한 상황 속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된 수원의 모습이다. 북한군의 공격으로 불타는 미군 수송기가 28일 기록됐고, 29일 피난 갔던 이승만 대통령이 수원비행장으로 돌아와 처치 준장을 만나고 수원농업시험장에 차려진 임시지휘소로 향하는 모습 등이 나온다. 또 전용기인 바탄(Bataan)을 타고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맥아더 총사령관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두 번째는 전세가 급변하면서 수원역에 국군과 경찰병력, 소년 정치사상범 등이 이동하는 7월1일의 모습이다. 수원에 마련됐던 전방지휘소 등이 대전으로 철수하면서 군인과 경찰들이 수원화성 팔달문 밖에서 수원역으로 이어지는 매산로를 행군해 수원역에 집결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 번째 장면에서는 인천상륙작전과 1ㆍ4후퇴 등 수원의 탈환과 재점령이 이어진 끝에 1951년 1월28일 재탈환된 수원을 다시 찾은 맥아더 총사령관과 리지웨이 장군이 수원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이승만 대통령도 수원을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대한뉴스로 송출됐던 미군 주력부대의 탱크가 수원화성의 장안문을 통과하는 영상의 원본도 확인됐다.

이동근 학예사는 “수원의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위상이 확인되는 자료들”이라며 “수원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며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5분47초 분량의 편집 영상물은 25일 수원박물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1951년 1월 28일 수원을 재탈환한 뒤 미군 탱크가 수원화성 장안문을 통과하고 있는 모습. 영상캡쳐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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