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비켜라 신개념 ‘미미버스’ 달린다
- 편지수 기자
- 승인 2020.05.14 20:03
단순한 '앱' 아닌 주문배달 플랫폼 만들어
건당 2500원 저렴한 배송시스템 구축
택배 이용률 1위 동탄에서 서비스 시작
카시트 대여 등 생활서비스로 확대 추진
소비자와 골목상인 '윈윈'하는 배송 이뤄
권순백 ㈜위미 CEO
화성시 동탄신도시에는 전국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버스가 있다. 정류장 대신 과일가게, 반찬가게, 정육점 등 동네 상점을 돌며 소비자의 손발이 되어주는 주문배달 플랫폼 ‘미미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오전에 상점 또는 ‘미미마켓’으로 주문하면 미미버스가 한 차례 상점을 돌며 주문한 물품을 픽업하고, 오후까지 분류한 뒤 배송을 완료한다. 효율적인 순환형 버스 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면서도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20여 곳 상점과 거래 중이며, 월 2천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
최근 배달대행뿐만 아니라 각종 업체와 제휴를 맺고 대여·세탁·중고거래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물류 관리와 매출 분석을 돕고, 소비자의 편리한 주문이 가능하도록 모바일 앱을 개발 중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철저한 시장 분석과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성과를 쌓아올려, 내실 있는 지역 기반 주문 배달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는 권순백 ㈜위미 CEO를 만났다.
‘미미버스’의 배달 시스템이 일반적인 주문배달업체와 많이 다른데,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
재작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혼자서 각 상점에서 물건을 받아 진열하는 일종의 편집샵을 열었다. 아무리 온라인몰이 성장해도 오프라인 상점 구매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는데, 편집샵을 하면서 상점 주인들을 만나 보니 배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생각하게 됐다. 찾아보니 해외에서는 네덜란드 ‘피크닉’과 미국 ‘인스타 카트’가 지역기반 온라인 주문 배달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최근 ‘배달의 민족’ 수수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문배달 플랫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미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최근 단순히 배달 앱을 개발하는 데만 관심이 몰려 있는 것 같다. 처음 미미버스를 개발할 때 앱 개발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 효율적이고 저렴한 배송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달은 과거의 방식 그대로인데 주문 방식만 온라인으로 바꾼다고 다는 아니라고 본다.
한번 미미버스를 이용한 상점은 중간에 그만두는 일 없이 지속적으로 함께 가는 편이다. 특히 사업 초반에 비해 배달대행을 이용하는 상점 수가 확실히 늘었다. 당일배송인데 건당 수수료가 보통 2천500원 정도로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보니 많이 찾는다. 또 사륜차로 파손 없이 안전하게 배송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상점 간 CS도 돕는 서비스 품질도 좋은 평가를 얻은 것 같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미미버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회계사 일을 했기에 사업에 적합한 상권이 어디가 있을지 찾아봤다. 전국에서 가장 택배를 많이 이용하는 지역이 화성시다(대한통운 ‘일상생활 리포트’ 기준, 지난해 2천369만개로 전국 1위로 집계됐다). 특히 동탄신도시는 젊은 세대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배달 수요가 높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용인시와 수원 광교신도시 일부에서도 배송을 진행 중이다.
동네 상권을 위주로, 순환형 배송 서비스인 미미버스만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배달대행 외에 다양한 생활 서비스까지 함께하는 지역 O2O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지금도 제안은 많이 들어오지만 아직 체계가 완전히 잡힌 게 아니라,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다. 현재 여러 업체와 제휴를 맺고 유모차나 카시트를 대여·세탁하는 서비스, 의류세탁 수거나 중고거래 위탁 배송 등 생활서비스를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유아방문 교육, 출장세차, 세무 서비스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지금,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미미버스도 아직 사업이 완전히 궤도에 오르지 않아서 뭐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웃음). 다만 꼼꼼히 조사하고 계획을 세워 접근하고, 꾸준히 쌓아온 실적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벤처기업이라고 하면 대개 혁신, 도전 같은 단어를 떠올린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무턱대고 규모를 키우거나 투자를 받으려는 게 아니라, 작게든 크게든 사업을 해 나가면서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본다.
/편지수기자 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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