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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집값 오를까? 내릴까?…`소득대비 주택가격` 흐름에 힌트 있다

[부동산] 집값 오를까? 내릴까?…`소득대비 주택가격` 흐름에 힌트 있다

물량 쏟아졌던 2000년~2008년

수도권 아파트 가격 되레 급등

물량 부족한 시기엔 폭락하기도

수요공급 법칙으로 다 설명안돼

소득 대비 집값 비율 참고하면

집값 고평가·저평가 판단 용이

현재 시장은 2010년과 닮은꼴

입력 : 2020.04.24 04:07:02 수정 : 2020.04.24 07: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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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승과 하락을 전망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입주 물량을 주요 근거로 제시한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으면 하락할 것이고,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의외로 정반대 결과가 나온다. 2000년 초반부터 2008년까지도 상대적으로 많은 입주 물량이 있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때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엄청나게 상승했다. 2011~2014년은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가 별로 없었던 공급 물량 부족 시기였다. 수요·공급 원리대로라면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어야 하지만, 이 시기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꽤 좋지 않았다. 특히 2011~2013년은 시장이 꽤 크게 하락했다. 입주 물량은 상당히 적었고 정부 규제마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또 2016~2020년은 상대적으로 입주 물량이 꽤 많았던 시기였다. 특히 2017~2019년 3년 동안은 엄청난 규모의 입주폭탄이 있었다. 게다가 정부는 2017년 8·2 대책까지 펼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를 가했다. 그럼에도 수도권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했다.

왜 이렇게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부동산 시장`을 입주 물량이라는 단편적인 데이터만 갖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부동산 전망을 분석함에 있어 입주 물량이나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부동산의 고평가·저평가를 판단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을 근거로 2020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볼 것을 추천한다.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연평균 소득으로 해당 지역의 평균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PIR가 10이라면 연평균 소득을 1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아파트가 고평가됐다는 의미이고,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낮다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분석한 소득 대비 서울(수도권의 대표 지역인)의 아파트 가격 데이터를 보면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막대그래프가 높고 진한 빨간색이고, 낮을수록 막대그래프가 낮고 진한 녹색이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던 2007~20010년까지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높았다(빨간색 막대그래프). 즉 이때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매우 고평가돼 있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집값 상승을 앞뒀던 2014~2015년에는 서울 막대그래프는 초록색으로 서울 아파트가 저평가됐음을 알 수 있다. 저평가 현상은 2018년 초반까지 유지됐다. 입주 물량이 많고 정부가 규제를 펼쳤지만 서울 아파트는 저평가 상태였기 때문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저평가를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18년 말부터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고평가돼 가고 있다. 앞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들어도 서울의 아파트 시장은 상승이 아니라 하락하게 되지는 않을까? 데이터를 보다 보면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입주 물량은 적었지만 집값이 하락했던 2010년 모습이 떠오른다.

▶▶ 김기원 대표는…

한양대 수학과와 유타주립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권에서 경험을 쌓은 후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치고`를 개발해 빅데이터 부동산 플랫폼 업체 데이터노우즈를 창업했다. 2018년 책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도 출간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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