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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의 부동산톡] 불황에도 경매 안팔리는 이유는?

[김노향의 부동산톡] 불황에도 경매 안팔리는 이유는?

 

머니S 김노향 기자|조회수 : 1,748|입력 : 2020.04.24 18:00

 

부동산가격이 폭락해 한계상황에 내몰리면 부동산을 팔아도 빚을 못갚는 경매물건이 늘어나지만 감염병이라는 특수상황으로 경매시장이 얼어붙은 양상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하루 10명 이하로 떨어지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완화되고 기업 재택근무 해제 등도 빨라졌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지난달 문을 닫은 부동산 법원경매도 재개 움직임을 보인다.

집주인이 대출이자나 세입자 보증금 등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소송을 통해 채권회수를 하는 경매는 일반적으로 불황 때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동산가격이 폭락해 한계상황에 몰리면 부동산을 팔아도 빚을 못갚는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것.

하지만 감염병이라는 특수상황으로 경매시장은 꽁꽁 얼어붙는 양상이다.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강화와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서울 강남에선 아파트 급매물이 증가, 집값 폭락이 현실화됐지만 경매시장은 통상 6개월 후 지표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불황이 예고된다.

법원경매정보기업 지지옥션의 '2020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법원 휴정이 장기화되며 입찰건수는 역대 가장 적은 3876건을 기록했다. 경매 예정건수 대비 진행률은 25.7%로 월평균(83.3%) 대비 3분의1 수준이었다.

대구와 광주, 세종, 대전은 3월에 단 한건의 경매도 진행되지 않았다. 입찰된 3876건 가운데 낙찰은 1364건(35.2%), 낙찰가율은 70.1%를 기록했다. 3월 3주차 이후엔 인천과 의정부 등 수도권 일부를 시작으로 경매법정이 재개됐다. 마스크를 쓰고 경매에 참여한 행렬이 이어져 방문자 체온 측정과 개인 간 2m 이상 간격 유지 등의 조치가 강화됐다.

당초 경매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 데 비해 수도권 아파트의 입찰률은 높은 편이었다. 다만 저가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성사돼 초고가아파트 경매는 경락잔금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과 민락동 소재 아파트 경매에는 각각 73명과 67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전국 최다 응찰자수 1·2위를 기록했다. 녹양동 전용면적 85㎡ 아파트는 감정가 2억7000만원의 98.0%인 2억6546만원에 낙찰됐다. 민락동 전용면적 60㎡ 아파트는 2회차 입찰에 감정가 1억8500만원의 95.0%인 1억7513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법원이 재개된 지난 1~17일 아파트 경매에선 25건이 입찰됐고 이중 약 44.0%가 낙찰됐다. 낙찰가율도 105% 수준으로 휴정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일 경매가 진행된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전용면적 85㎡는 응찰자 16명이 몰려 감정가의 109.0%인 6억156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진행한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18㎡는 시세보다 2억원 낮은 감정가 43억3000만원에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한명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초고가아파트가 법원경매에 등장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 경매로 나왔지만 10개월 동안 새 주인을 못 찾았다.

서초구 재건축아파트 반포주공1단지 140㎡도 지난 1일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54.3%로 2월(70.6%) 대비 16.3%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입찰 예정인 감정평가액 15억원 초과 아파트 11가구 중 7가구는 2~4월 한차례 이상 유찰됐던 매물로 확인됐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 경매물건이 늘어나는데 전염병이라는 특수상황인 만큼 물량이 쏟아져도 낙찰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가중시켜 월세를 못받는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경매를 신청해도 수치로 잡히는 데 6개월이 소요돼 코로나19 효과는 하반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노향 merry@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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