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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강남 아파트 판 이낙연, 과거 부동산 발언 살펴보니…

[취재후 Talk] 강남 아파트 판 이낙연, 과거 부동산 발언 살펴보니…

등록 2020.02.08 19:03 / 수정 2020.02.08 19:24

정치부백대우 기자run4fr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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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최근 자신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D 아파트를 19억5000만 원에 매각했습니다.

당초 이 전 총리 측은 20억5000만 원에 집을 내놨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1억 원 낮춰 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 손익 계산으로 보면 이 전 총리는 지난 1999년 해당 아파트를 2억 원대에 매입한 후 21년 만에 약 17억 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셈입니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총리 공관에서 나와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를 9억 원에 전세 계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9억 원 이상 고가주택 전세대출 규제' 정책을 시행하기 직전 이 전 총리가 재빨리 전세자금을 대출로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는데요.

이 전 총리는 곧바로 "종로 이사를 서두르고 싶어 일단 (강남 집) 전세를 놓고 (종로) 전세를 얻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서두르고 싶었다"는 주장만 했을 뿐, 대출 여부를 비롯해 정부의 규제 시점과 맞물린 의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야당에서는 '반쪽짜리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 전 총리의 주택 거래를 둘러싼 비난이 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반 국민 입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총리 시절엔 "부동산 이득 된다는 믿음 깨야"

우선 지난 2018년 9월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대정부질문 상황 때 발언을 볼까요?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이 전 총리에게 "시중에서 '투기세력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지라도 우리 사회 경제, 우리 경제체제의 지속가능성의 시종일관 경종을 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중요시하고 충분히 그걸 억제해야 될 만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이 재차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요구하자 "서울처럼 전 국민이 소망하는 곳에 집을 여러 채 가지신 분들에 대해서는 그것이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실 수 있게끔 대책을 쓸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 장면을 더 보겠습니다. 대정부질문 한 달여 쯤 뒤 모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낙연 총리는 당시 부동산 상황에 대해,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급등 또는 심각한 불안정이라고 진단한 뒤 "돈을 줄이는 것, 대출을 조금 조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부동산을 사면 이득이 된다는 믿음을 깨야 한다"면서 "그동안 많이 올랐던 데는 좀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정도 상향 안정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오른 쪽은 조금 내리는 선에서 안정,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거기에 필요한 정책을 단계마다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총리의 당시 발언들, 그리고 그의 최근 행보들을 보면서 자유한국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8일 "이 전 총리는 부동산을 사면 이득 된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더 심어줬다"며 "누구보다 똑똑한 한 채로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몸소 실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똑똑한 한 채로 부동산 믿음 심어줘"…이낙연은 웃고 김상곤은 울고

마지막 한 장면은 2018년 2월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때입니다.

당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 의원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집값 상승 혜택을 본다는데 자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 김 부총리도 대치동에 거주하지도 않는 아파트를 갖고 있지 않나"고 언성을 높이자, 김 부총리는 "극단적인 오해다.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은 지 좀 됐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이 의원이 "(집을 내놓았다는) 거짓말하지 마라. 부동산에 제가 어제도 다녀왔는데 매물이 없어 난리"라고 재차 추궁하자, 김 부총리는 "왜 거짓말하겠나. 의원님이 저희 집을 좀 팔아달라"고 맞섰습니다.

당시 국회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김 부총리는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18년 3월, 자신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를 23억7000만 원에 팔았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지금 호가 기준으로 최대 34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때 팔지 않았다면 그 사이 집값이 10억 원 정도 올랐겠죠.

그렇다면 그 당시 이 전 부총리의 서울 잠원동 아파트 매매가는 얼마였을까요? 대략 12억~13억2000만 원이었습니다. 2년 전 보다 6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이 전 총리의 아파트 매매 소식을 접하며, 당시 야당의 호통에 등 떠밀려 2년 전 강남 아파트를 팔았던 김 전 부총리의 모습이 크게 아른거리는 하루입니다. / 백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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