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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복원 하려고… 허물어지는 '200년 역사' 팔달문시장

수원화성 복원 하려고… 허물어지는 '200년 역사' 팔달문시장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20-01-15 제6면

 

 
수원화성 역사와 함께 한 팔달문 시장이 화성 복원사업으로 일부 철거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상인들은 '정조대왕이 만든 전통시장'이라는 상징성이 훼손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 팔달문 성곽 잇기 사업이 진행되어 철거된 팔달로 2가 40-1번지.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수원시 '팔달문 성곽 잇기' 사업
부지에 점포 100여곳 포함 '반발'
상인들 "터전 뺏겨" 비대위 결성
市 "민원인과 협의 자리 만들 것"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역사와 궤를 같이한 수원 팔달문시장 일부가 수원화성 복원을 위해 철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곳 시장 상인들은 철거를 막기 위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팔달문시장은 정조대왕이 전라도 해남에서 무역업을 하던 고산 윤선도의 후손을 수원으로 불러들인 뒤, 상행위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조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원시는 수원화성 문화재보호구역 정비 사업의 하나로, '팔달문 성곽 잇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팔달문 주변으로 성곽 대부분이 연결된 상태인데, 남수문~팔달문~ 팔달산 사이에 끊긴 304m 구간을 연결하는 내용이다. 오는 2030년까지 완공 목표인 이 사업에는 총 예산 2천500억여원(국·도·시비 각 70%·15%·15%)이 투입된다.

갈등은 성곽 잇기 사업부지 안에 팔달문시장 점포 100여 곳(추정)이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는 불만 이상으로, '정조대왕이 만든 전통시장'이라는 상징성을 훼손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팔달문시장은 200여년 전에 조성된 수원의 역사이면서 오래전부터 수원 경제의 중심이었다"며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범람하는 속에서도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철거를 강행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2시부터 이곳 상인들을 대상으로 대책 회의를 개최한 상인회는 최근 조직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철거 반대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다만 일부 점포가 이미 보상을 받고, 철거가 이뤄진 곳도 있어 사업 추진 자체를 막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원시는 보상 대상인 사유지 9천67㎡ 가운데 20% 가량 보상을 완료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팔달문시장 전체를 철거하는 건 말도 안 되고, 수원화성 문화재보호구역 내 정비를 위해 일부를 철거하는 것"이라며 "상인들의 민원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 이들과 협의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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