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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눌렀더니…"청약경쟁 박터지네"

분양가 눌렀더니…"청약경쟁 박터지네"

조선비즈

 

 

입력 2019.07.08 09:37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이후 서울과 수도권 분양 단지들에 청약자가 다수 몰렸다. 언뜻 분양가를 제한하면 수요자들이 더 싸게 집을 분양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후분양이 되거나 사업자들이 공급을 꺼릴 경우 오히려 더 비싼 값에 분양을 받게 되거나 공급이 중단돼 집값이 더 뛸 수 있어 서둘러 청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이 서초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 투시도. /GS건설 제공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서초구 서초무지개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가 2일 청약을 진행한 결과 174가구를 모집하는데 7418명이 몰려 평균 42.63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용 100.41㎡B는 1가구를 모집하는데 711명이, 전용 119㎡도 1가구 모집에 409명이 몰렸다. 보통 새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이하의 중소형 면적에 수요자가 많이 몰리는데, 이 아파트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서초그랑자이는 전 주택유형이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가장 작은 전용 59㎡ 분양가는 13억1300만원, 가장 넓은 전용 119.41㎡는 18억9200만원에 달한다. 일반 아파트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에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공급이 막힐 것으로 우려한 현금 부자들이 실수요를 목적으로 청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HUG가 지난달 6일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하며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등의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후분양으로 돌아선 것도 수요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강남 마지막 남는 선분양 단지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GS건설이 경기도 고양 덕양구 삼송지구에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 ‘삼송자이더빌리지’는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평가에도 418가구 모집에 5308건의 신청자가 몰려 12.7대 1의 평균 청약률을 기록했다. 정부 규제가 시작된 2018년 이후 고양에서 나온 공동주택 중 최고 경쟁률이다. 삼송자이더빌리지 분양가는 7억800만~7억54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조금 높았다.

고양의 경우 창릉지구가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한동안 물량 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며 지역 부동산 경기도 가라앉았다. 하지만 블록형 단독주택이라는 새로운 주택유형과 삼송지구 공급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도 수요자가 몰린 배경 중 하나다. 삼송 자이더빌리지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인·허가를 받아 청약 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역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했다.

정부가 실제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언제 도입할지 알 순 없지만, 실제 시행 전까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력을 갖춘 새집 수요자들은 공급이 막히기 전에 청약시장에 뛰어들거나 이미 지어진 주택 매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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